안전제일

by 민디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시끌벅적해야 할 공사현장의 아침 조회 시간.


오늘은 이상하게 조용하고 공사 현장 주변은 뿌연 콘크리트 먼지로 자욱했다.

작업반장은 평소와 달리 안전모를 푹 눌러쓴 채 " 어제 사고가 있었으니 조심해서 작업하도록! 그 말만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어제 공사현장에 출근하지 않았던 민기는 사고가 있었다고? 라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동료들에게 어제 있었던 사고를 물으려 했지만 , 다들 어제 일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 하는 눈치였다.




"현장에서 일을 덮으려 하나 보네 "

민기는 더 알려는 것을 단념하고 배정받은 현장으로 향했다.


평소처럼 안전모를 쓰고 철근을 나르던 민기는 이마에서 무언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민기는 아무렇지 않게 땀이겠거니 하고 닦았다.


그러나 민기의 장갑에 묻어 나온 건 땀이 아닌 피였다.


어? 일을 하다 어디 긁힌 건가? 민기는 다친 거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안전모를 벗어 장갑에 피를 닦아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피만 날뿐 어떤 통증도 없었다.



때마침 반장이 보이자 민기가 물었다.



"반장님 저 머리에서 피가 나는데 이상하게 아프지는 않네요? "



라며 반장에게 물었다.


반장은 민기를 쳐다보다 섬뜩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민기야 너를 피를 닦으면 지워지잖아. 우리는 안 지워져.


반장의 안전모는 붉은색으로 피가 흥건하게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민기는 놀라서 뒷걸음질을 쳤다.


함께 일하던 김 씨 아저씨도 친구인 용호도 다른 용역아저씨들도 안전모와 온몸이 검붉게 변해있었다.


그들은 피투성이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철근을 나르고 있었다.


어제 현장이 무너졌을 때, 그들은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반장은 부러진 턱뼈를 달그락 거리며 말했다.


"민기야 시간 되면 퇴근해라"


"우린 야근이다"


민가는 도망치듯 현장을 떠나왔다. 그때 현장소장의 전화 통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 예 사장님 어제 사고로 죽긴 했는데 걱정 마십시오!


인건비도 안 들고 일은 더 잘합니다. 야근 수당도 필요 없고요.


소장은 민기와 눈이 마주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그리고 조만간 인부 한 명이 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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