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들어주소서.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를.
갈 바 몰라 자꾸 땅만 차는 사슴처럼
건반 위 손가락이 연약한 자아를 연신 짓눌렀어도.
아버지 들어주소서.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를.
텅 빈 광야에서 홀로 사십 주야를 굶은 것처럼
힘이 없고 맥이 없어 흡사 죽은 연주 같았어도.
하늘이여, 들어주소서.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를.
그칠 줄 모르고 몰아치는 한여름 모다깃 비처럼
하릴없이 마음이 요동치고 정신이 혼란스러웠어도.
오, 주여, 창세 전부터 이미 저를 지명해 부르신 것처럼
딸아이에게도 너는 내 것이라 그 사랑의 갈채를 보내소서.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를,
아바 하나님, 세세토록 들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