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딸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하늘이 꺼져라 대성통곡을 했다.
무슨 일인지 직감했다.
또, 반 애들한테
괴롭힘을 당했나 싶었는데
이번엔 딸아이의 감정이 훨씬 격했다.
아빠~ 부르고는 울며 불며 몸을 떨었다.
마음이 착잡해졌다.
분노가 치밀었다.
딸아이는 소심한 편이다.
또래보다 순진하다.
아니, 아직 물정 몰라
생각이 어린것 같다.
맹수들 사이에선
더없이 좋은 놀림감이자 먹잇감인 게다.
이런 아이를
힘 꽤나 쓰는 그 반 여학생 몇이서
1년 내내 조소하고
영악하게 겁박했다.
그들은 육두문자를 거리낌 없이 뱉어왔으며
아이의 머리채를 잡거나 머리를 때리는 등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여태까지 괜찮다, 괜찮다
상처 받은 딸을 다독거리기만 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아빠로서 뭘 한 건지
심한 무력감마저 밀려들었다.
내 일만 분주히 챙기고
다른 학교폭력은 열심히 취재했으면서도
정작 딸의 문제는 청소년기 으레 생길 수 있는
그들 사이 갈등의 골이라 생각해
개입하지 않았었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여긴 터였다.
그러니 몹시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
위기가 닥치면
나는 철저히 냉철해진다.
담임 선생님에게
처음으로 연락했다.
아이가 가해자들 실명을 거론하며
A4지 두 장에 쓴 피해사실을
그대로 공유해 드렸다.
그리고 학교로 들어가겠다 했다.
딸아이와 또 다른 피해 아이들,
그리고 가해자인 그들 자신을 위해서도
단죄하려 한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다.
사람을 죽이고 영혼을 해하는
폭력 그 잔인함에 대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