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니는 학교가 너무나도 싫다던 딸.
학교 생활이 악몽 같았다고 표현했었다.
학폭 가해학생들에게
'강제 전학 조치'가 내려지기에는
처벌 기준에 비해
그 수위가 다소 약했나 보다.
결국 피해자가 학교를 떠나야 하는
씁쓸한 현실이 됐다.
학교를 찾아가 학폭 담당교사와 교장을 만나
딸아이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학교 측은 관내 다른 학교로 옮기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알아보겠다고 했다.
희망 학교에 학생 정원이 나야 하고
교장단 회의를 거쳐
의논해야 할 문제라고도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행히 '전학 가능' 통보를 받았다.
딸이 다닐 새 학교는 집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전 학교와는 정반대인 남쪽이다.
함께 짬을 내, 새 학교 교복을 맞추고
새 학교 탐방도 했다.
딸아이는 사슴 눈망울 같은 두 눈에
새로운 풍경을 조심조심 담는 듯 보였다.
제법 설레는 듯,
교정과 운동장을 맘껏 누볐다.
그리고 툭 던지는 말 한마디.
"아빠, 이 학교 좋은 것 같아."
나는 빙그레 웃어주었다.
덕담도, 당부도
온전히 딸아이만이 느낄
그 감흥을 깨뜨릴 수 있었기에
그저 살며시 웃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