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가 무한궤도를
점점이 찍고 팔랑거리며
봄노래를 불렀어도
봄이 아니었다.
겨우내 얼어붙은
그늘진 골짝 얼음동산이
아지랑이 온기에
사르르 자취를 감췄어도
봄이 아니었다.
꽃향 그윽이
꽃비 그득이
노랑나비처럼
눈, 코를 쉼 없이 간지럽혔어도
결코 봄이 아니었다.
몸은 시렸고
손은 차가웠고
머리는 서늘했고
가슴은 얼었었다.
그랬었건만
이제 다시 심장이 뛴다.
사람의 연이
씨줄 날줄로 얽히고설켜
배필이 된
그 온화한 축배의 장에서
처음으로 봄을 느낀다.
사람이 만든 봄이기에
참 따뜻하고
기적같이 포근하다.
오묘한 봄,
잊을 수 없는
이 첫 느낌.
봄비 내린 뒤 개인,
그래서 더 싱그러운 이 봄날을
더 늦지 않게 활짝 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