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종말 뒤, 사그라다 첨탑 위에 걸터앉아
세상을 내려다본다.
죽음에 흐느끼는 '까사'들 사이로
한줄기 빛이 쏟아진다.
휘황찬란한 잿빛 수의에
미완의 대작이 반짝인다.
파밀리아 꼭대기를 딛고 서,
인간의 직선을 절단하고
신의 곡선을 다스려 마지막 줄을 탄다.
사랑하고도 끝내 가질 수 없었던
'페피타'에게 불멸의 작별을 고한다.
바르셀로나여, 우지 마라!
초라한 주검 위에서야
비로소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으니.
#20210916 by cornerkick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