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지 사러 가는 길

by 모퉁이 돌

옷을 대충 입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편지지를 사러

가는 길입니다.


고속도로 위 차 안에서

긁적인 글을

조심조심 옮겨 적기 위함입니다.


바람이 서늘하지만

오히려 머리는 맑아집니다.


황량한 공터에 쓸쓸히 핀

이름 모를 꽃이 보입니다.


서로 눈 마주쳤으니

서로 피식 웃어봅니다.


오늘따라 사람들의 표정이

유난히도 밝아 보입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재롱이

제 눈동자를 가득 채웁니다.


교복 입은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정겹기 그지 없습니다.


편지지를 사러 가는 길이

오늘따라 즐겁습니다.


#20211006 by cornerki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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