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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길원 Sep 04. 2020

마케팅에 1도 관심 없던 공대생

마케팅을 못해도 마케팅을 해야하는 이유 

나는 마케팅과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기계공학과를 전공하면서 학부를 보냈고 전공에 대한 만족감도 높았다. Summa Cumme Laude 최우등 졸업장을 받은 것이 그 증거일 수 있겠다. 지난 몇 년 동안은 의료기기 회사에서 해외 제조사와 소통 담당과 수입한 의료기기 서비싱을 담당했다. 나는 '복구(Restorative)' 테마에 강점이 있어서 이슈 흐름의 문제를 잘 파악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원인과 핵심을 잘 짚어서 문제 해결 능력이 빨라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그런데 마케팅과는 관련 없던 내가 마케팅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생기게 되었다.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로는 회사 시스템에 있다. 우리 회사는 영업이 중심이 되는 회사다. 즉, 왕성한 영업 활동으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이다. 하지만, 영업력이 중심이 되는 회사는 큰 문제점이 있다. 영업 사원이 역량이 핵심이기 때문에 영업 사원의 퇴직이나 이직에 따라 회사의 매출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 있다. 진단검사 의료기기 업계는 아직까지 인맥, 콜드콜, 그리고 방문 영업을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맥과 소개 영업이 주를 이루다 보니 영업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안정적인 영업 인바운드가 인맥에서 비롯되다 보니 업계 경력이 부족한 영업 사원들이 성과를 내기 위한 환경이 불안정했다. 



영업 성과를 잘 내는 직원이 있었다. 그런데 그 직원이 갑자기 사직하게 되어 회사가 잠시 위기를 겪은적이 있다. 신규 고객이 줄어들어 매출 향상의 모멘텀을 잃었다. 매출의 주를 이뤘던 하나의 영업 파이프라인이 사라지게 되면서 회사 매출의 직접적인 타격을 가져왔다. 설상가상으로 그 직원이 회사에서 나가자 그와 친분이 있던 몇몇 주요 고객들은 우리 회사에 등을 돌리기도 했다. 실력 있고 야망 있는 영업 사원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 회사에 해가 되어서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회사 입장에서는 영업사원의 역량이 비대해 지는 것이 기회와 리스크를 동시에 올리는 일이기 때문에 웃고 있지만 슬픈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마케팅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이 이슈의 주요 원인은 지속적인 인바운드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출 하락을 피하고 인바운드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를 하기 위해 온라인 마케팅이 필요했다. 내가 영업을 직접 발로 뛰진 못하더라도 많은 인바운드 기회를 만들면 될 것 아닌가? 그것도 훨씬 더 생산적이고 한 번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온라인 마케팅으로 영업 회사가 갖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케팅에 대한 경력이나 지식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이 더 쉽게 윤곽이 잡혔다. '블로그 글쓰기'와 '회사 비전과 사명' 제시 딱 두 가지이다. 




1. 블로그 글쓰기



블로그는 마케팅의 기본이고 꼭 해야만한다고 생각한다. 광고성이 짙은 내용 말고 고객이 돈을 주고 살만한 고품질 퀄리티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했다.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와 업무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포스팅해야 하고 꾸준한 글쓰기가 필요하다. 좋은 퀄리티의 글은 처음부터 잘 쓸 수 없다는 생각에 지식을 서치하고 일주일에 2~3개 정도의 글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블로그 포스팅의 장점은 고객이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했는지 어떤 게시물에 반응을 보이는지 알 수 있다. 일 평균 방문자가 3~5명이던 블로그가 지금은 하루 평균 100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 요즘엔 포스팅이 뜸함에도 불구하고 방문자 수는 유지가 되고 있다. 인풋을 더 높이면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것 같다. 


2. 회사 비전과 사명 제시



우리 회사가 왜 존재하고 사회에 어떤 유익한 공헌을 하고 싶은지,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비젼을 세우고 달성해 나고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철학이 고객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은 회사의 브랜드를 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뿐인 사명과 비전은 가치가 없다. 직원들이 믿지 않는 사명과 비전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직원이 믿는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 비전은 임직원 전체가 함께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상위 부서에서 하달되어 내려오는 비전은 동기부여가 약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직원들과 함께 세운 비전은 각자의 의견이 녹아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 측면에서 한 배를 탄 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내부에서 자체로 진행하기엔 어렵다고 판단을 했다. 비전을 도출해내는 기술이 부족하고 진행해 나갈 적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과정은 아웃소싱으로 하여 컨설팅 업체에 문의하여 워크샵을 진행하기로 했다. 



두 가지 방법을 통해서 인바운드 콜/이메일/문의 목표로 2020년 올해까지 한 달 200건으로 잡았다. 성공한다면 영업기회를 잡는 일에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하고 있고 고객의 행동도 변하고 있다. 방문 영업, 콜드 콜 방식이 예전에는 통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 시대에는 고객 스스로 정보를 찾고 검증한다. 요청하지 않은 물건을 팔러 온 영업 사원을 달갑게 여기는 고객은 없다. 고객을 푸쉬하는 것보단 자석이 되어 끌어 당겨야 한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서 오프라인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하루라도 빨리 온라인 채널을 활성화 해야한다. 이것이 내가 마케팅에 눈을 돌린 이유이다. 브랜딩과 지속적인 인바운드 관리를 확보하하는 것이 회사에 어떤 기회를 줄지 기대된다. 






마케팅은 판매를 필요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고객을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 맞추어서 저절로 팔리도록 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 과제, 책임, 실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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