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진 나를 마주하는 일

흔들리는 나를 세우는 힘

by Nine to Six

회사가 힘든 이유야 수없이 많지만,

그중 단연 나를 가장 괴롭히는 건

구린 내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들이었다.


수많은 논의와 선택의 자리에 서며

불편한 마음들이 하나둘씩 쌓여갔다.


그 마음들은,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과 자책에서 비롯됐다.


모두의 의견이 A가 좋다고 모아질 때,

나는 미리 준비한 B 아이디어를 꺼내지 못했다.


괜히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보일까 봐,

혹시 내가 놓친 무언가 있을까 봐,

그저 조용히 삼켜 버렸다.


그런데 조금 뒤,

누군가 내가 말하지 못한 생각과 비슷한 의견을 냈다.

회의실 분위기가 전환되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의 아쉬움.


'나는 왜 망설였을까'라는 자책.

그 감정이 하루 종일 나를 괴롭힌다.


준비해 간 아이템의 우려점을

선배가 먼저 피드백했을 때도 그랬다.


나 역시 그 부분을 짚어보고

보완책까지 고민해 두었지만,

경험과 연차에 눌려 말끝을 흐렸다.


결국,

나를 작아지게 만든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였다.


눈치를 보고, 말끝을 흐리던 순간들 뒤에는

내가 나를 믿지 못했던 마음이 있었다.


흔들리는 나.jpg Photo by Falaq Lazuardi / unsplash


내가 나를 떳떳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스스로와의 신뢰를 회복해야 했다.


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에 깊이를 더하며

내 안에 자신감을 채워 넣었다.


그리고 준비한 생각의 흐름을 따라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눈치 보지 않고, 삼키지 않았다.


내 의견이 반드시 선택되지 않아도 괜찮았다.

오히려 오고 가는 이야기 속에서

나도 설득되고, 생각이 자연스레 맞춰졌다.


'내 생각'을 온전히 놓아두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그 과정을 지나며 알게 됐다.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대하는 나의 태도 속에서

나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일하는 내가

비로소 조금은 '나답다'고 느껴졌다.


마주하기 힘든 작아진 내 모습들이 쌓여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은 덜 작아진 나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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