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속 회고록
내게 있어 직장 생활이 힘든 이유는
인간관계, 어려운 업무 때문만은 아니다.
사무실 속 낯선 내 모습에서 오는 불편한 감정들도
그 못지않게 큰 축이다.
반대의 의견 앞에서
차분히 말하지 못하고,
얼굴까지 붉어지며 여유를 잃은 태도.
꼭 내 의견을 밀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그저 분명히 내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을 뿐인데
혹시 내 태도 때문에 자유로운 논의를 막아버린 건 아닐까.
이불킥, 한 번.
모르는 내용을 마주했을 때,
'이런 것까지 물어봐도 되나' 고민하며
그저 조용히 아는 척 넘어가버린 순간.
이불킥, 두 번.
A와 B,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
경험이 없어 기준이 없다고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과거의 히스토리를 꾸역꾸역 찾아보며 비효율적으로 보냈던 시간.
이불킥, 세 번.
자존심 센 어른이
나는 내가 이렇게 자존심이 센 줄 몰랐다.
하나씩 나열해 두고 보니,
제법 센가 보다.
메타인지도 낮았구나..
차분하고 여유로운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과자가 맛있는 어른이로 남아 있다.
이불속에서 끊이지 않는 회고가 이어진다.
이래서 과거는 뒤도 돌아보지 말라고 했던가.
창피한 내 모습을 강제로 마주하는 일.
출근하기 싫은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