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루틴

밀려가는 일상을 다잡는 나만의 리듬

by Nine to Six

월요병이 흔하다지만,

내게는 언제나 수요일이 더 힘든 날이다.


그 고됨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알아챈다.

유난히 피곤하고 무거운 날

돌아보면 어김없이 수요일이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주말 동안 밀린 일들과 쏟아지는 회의로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수요일이다.


이런 패턴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대학생 시절, 대부분이 월요일이나 금요일 공강을 선호할 때

나는 수요일 공강을 선호했다.


한 주의 중심에서 숨을 고르고,

남은 일들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

그게 내게는 수요일의 의미였다.


직장인이 된 지금은 마음대로 공강을 만들 수는 없지만,

나를 다독이기 위한 일들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어느새 수요일의 루틴이 되었다.


공원.jpg Photo by Joshua Fernandez / Unsplash

수요일에는 주로 혼자 점심을 먹는다.

좋아하는 메뉴를, 내가 편한 속도로 마칠 수 있다.


굳이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아도 된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보거나,

아무것도 듣지 않은 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밥을 먹는다.


그리고 산책을 한다.

햇볕이 좋은 날이면 더없이 좋다.

익숙한 회사 주변을 벗어나

낯선 풍경 속에 나를 살짝 내려놓는다.


벤치에 앉아 햇살을 쬐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그 시간이 짧은 휴식이 되어준다.


사무실로 돌아가기 전

이대로 들어가기 아쉬운 마음에

미리 저장해 둔 카페나, 새로 생긴 공간에 들러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을 산다.


밥값만큼 비싼 커피 가격에 잠깐 놀라지만,

가격보다 더 오래 남는 만족감이 있다.


그렇게 나를 채운 후 다시 책상 앞에 앉으면,

수요일 오후 근무가 한결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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