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가는 일상을 다잡는 나만의 리듬
월요병이 흔하다지만,
내게는 언제나 수요일이 더 힘든 날이다.
그 고됨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알아챈다.
유난히 피곤하고 무거운 날
돌아보면 어김없이 수요일이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주말 동안 밀린 일들과 쏟아지는 회의로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수요일이다.
이런 패턴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대학생 시절, 대부분이 월요일이나 금요일 공강을 선호할 때
나는 수요일 공강을 선호했다.
한 주의 중심에서 숨을 고르고,
남은 일들을 정리하며 마음을 다잡는 시간.
그게 내게는 수요일의 의미였다.
직장인이 된 지금은 마음대로 공강을 만들 수는 없지만,
나를 다독이기 위한 일들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어느새 수요일의 루틴이 되었다.
수요일에는 주로 혼자 점심을 먹는다.
좋아하는 메뉴를, 내가 편한 속도로 마칠 수 있다.
굳이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아도 된다.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보거나,
아무것도 듣지 않은 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밥을 먹는다.
그리고 산책을 한다.
햇볕이 좋은 날이면 더없이 좋다.
익숙한 회사 주변을 벗어나
낯선 풍경 속에 나를 살짝 내려놓는다.
벤치에 앉아 햇살을 쬐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그 시간이 짧은 휴식이 되어준다.
사무실로 돌아가기 전
이대로 들어가기 아쉬운 마음에
미리 저장해 둔 카페나, 새로 생긴 공간에 들러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을 산다.
밥값만큼 비싼 커피 가격에 잠깐 놀라지만,
가격보다 더 오래 남는 만족감이 있다.
그렇게 나를 채운 후 다시 책상 앞에 앉으면,
수요일 오후 근무가 한결 수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