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고 말하기 시작하자, 확실히 아는 사람이 되었다.
이직하거나 사내 조직을 옮겨
새로운 팀에 합류할 때면
자연스레 그 조직의 분위기를 살피게 된다.
회의에 참석하면
이 팀은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고,
매니저와의 대화는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를 가늠해 본다.
회의 중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키워드를 조용히 적어두었다가
회의가 끝난 뒤 사내 문서나 구글을 뒤져가며
머릿속 빈 부분을 채워 넣는다.
아직 협업 경험이 없는 동료들 앞에서
'이런 것까지 물어봐도 될까?'
'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
질문 하나가 회의 흐름을 끊을까 봐
덜 준비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선뜻 물어보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다.
그래서 스스로 먼저 정리해 보고
찾아보며 이해하려 애쓴다.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누군가의 설명이 필요한 순간을
구분할 줄 아는 힘을 길러간다.
그럼에도 확신이 없거나
조직의 맥락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모른다고 말할 용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조금씩,
모른다고 말하는 데 익숙해지고
어떻게 문의할지 질문하는 방식을 다듬어 갔다.
그러자 업무에도
속도감이 붙기 시작했다.
반대로, 아는 내용에 대해서는
'저 사람은 아는 건 확실히 아는 사람이야'
하는 작은 신뢰가 생겨났다.
모르는 것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는 태도,
그것이 오히려 더 나은 협업을 만드는 길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숨기지 않고 말하는 솔직함이
나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주저하지 않되,
예의 있고 정돈되게 묻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