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마주하는 실마리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내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지점들을 따라가 본다. 나도 모르게 부러운 감정이 일고, 누간가의 태도나 결과물에 시선이 머물 때, 그 감정 속에는 은연중 내 욕구가 녹아 있다는 걸 자주 느끼곤 했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에서 나는 유난히 퍼포먼스가 떨어진다고 느꼈다. 급해진 일정 탓에 동료와 역할을 분담하게 되었고, 각자의 결과물을 합쳐 하나의 산출물을 만드는 구조였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결과물은 늘 깊이감이 있었다. 내 제안보다는 동료의 제안이 채택되는 순간이 많아지며, 내 역할이 점점 줄어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동료가 가진 사고의 밀도에 감탄하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쫓기듯 일하며 '이 정도면 됐다'고 타협했던 결정들, 고민의 깊이를 미뤄뒀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런 순간들을 돌아보며,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잊고 지냈던 내 진심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일을 꽤 잘하고 싶고, 내 몫을 다 해내고 싶은 사람이라는 마음이 다시 선명해졌다. 이런 마음은 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열정의 증거처럼 느껴졌고, 루틴 해진 직장 생활 속에서 번아웃이 온 줄로만 알았던 요즘의 나에게 안도감을 주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은 언제나 불편하고 서툴지만, 부러운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진심을 마주하는 실마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