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목소리는

힘을 빼고 차분하게 말하기

by Nine to Six

아이디어 기획은 직장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일인 듯하다. 상황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로 구체화해 제안한다. 그리고 리더와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아이디어를 더 뾰족하게 다듬어간다.


직장생활을 거듭하며 내 생각을 제안하는 일을 꾸준히 훈련해 왔지만, 이 과정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고 긴장된다. 그 긴장감은 날카로운 피드백의 내용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짚어줄 때면, '저런 시선도 있을 수 있구나'싶어 내 사고가 확장되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피드백을 받기 위해 내 생각을 전하는 그 순간은 여전히 긴장된다. 목소리는 떨리고, 얼굴이 붉어지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 하나하나가 예민하게 느껴진다. 피드백 내용은 괜찮은데,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그 장면이 어딘가 어렵고 불편하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듯한데, 나는 왜 이렇게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걸까. 이런 내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나도 저 동료들처럼, 차분하게 내 생각을 전하고 싶다. 상대가 다르게 이해했을 때 어물쩍 넘기지 않고,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내 의도를 설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바다.jpg Photo by. René Molenkamp / Unsplash

이 긴장과 떨림은 어디서 오는 걸까.

자주 겪는 일이건만, 왜 늘 같은 지점에서 흔들릴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마도 그 떨림은 두려움보다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 특히 일에 욕심이 있는 나에게는 더 좋은 생각을 전하고 싶고, 더 나은 표현으로 말하고 싶어 질수록 머리는 더 쉽게 굳고, 마음이 더 자주 떨리는 듯하다.


그 마음을 알게 되니, 오히려 조금 힘을 빼보려고 한다. 조금 못 해도 망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떨림이 찾아올 때면, 잘하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의 반응으로 알아차려보려 한다.


스크립트 없이도 수월하게 말해온 나였지만, 이제야 말의 전달력은 힘을 덜어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 의도를 분명히 하되, 말은 조금 더 부드럽게. 이 균형은 말이 목적지에 제대로 닿도록 이끄는 단단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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