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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루틴만들기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지만  결정을 회사에 알리고, 퇴사일을 정하고, 인수인계를 하고,  와중에 남편은 이미 회사에 나가 있으니 독박 육아로 아이 스케쥴도 소화하고, 해외 이사를 위해 짐을 정리해서 컨테이너에 실어보내고, 아이의 새학년 새학기를 맞이하다보니 정작 블로그   여유가 생긴 것은 회사를 나가지 않게  이후로도 5 만이었다. 하하하무엇을 탓하랴 나의 게으름과 저질체력이 문제인것을.


출국일까지도 약 2~3주 정도 남아서 애매한 기간동안 주력할 것은 사람들 만나기와 전업주부 루틴잡기이다. 친구들에게 근황을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가정주부로서의 루틴만들기는 좀 어려울것 같다. 지금까지 나의 우선순위가 그게 아니었을 뿐더러 계속 아웃소싱을 하다보니 내게는 중요한 일처럼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그 일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것도 있고, 어차피 그럴수 없는 일이라면 어떻게 나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주는 일을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다.


성취감이란 스스로 무언가를 컨트롤하고 노력해서 그 전보다 나은 상태를 이루었을때 느낄 수 있는 것인데, 여기에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 상태가 순전히 내 의지로 이룩될 수 있는 것이냐, 그리고 그 상태를 내 의지로 지속할 수 있는 것이냐. 전업 주부의 메인 잡이라고 할 수 있는 집안일은 내 의지로 이룩할수는 있으나 지속이 어렵고 (매일 어질러진다…) 또다른 잡인 아이 잘 키우기는 애초에 그 목표를 내 의지로 이룩할수조차 없다.(지금도 숙제 하기 싫다고 난리인데…그리고 나도 공부하라고 닥달하는 엄마가 되고싶지도 않고) 그렇다면 저 두가지의 메인 잡은 어쩔 수 없는 두개의 바퀴로 잘 굴러가도록 두고, 이외에도 나 스스로에게 행복감과 성취감을 주는 무언가도 사이드 잡으로 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막 일을 그만둔 40대 여성 기준,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카테고리 분류를 해보면;

일상을 잘 굴러가게 하는 일(집안일), 아이교육(아이 교육 전반에 대한 공부, 교육 방향 잡기와 매일의 루틴), 건강, 자기계발, 도파민 분비가되는  새로운 경험/취미 정도가 앞으로의 나를 구성하는 카테고리일테다.  


이 카테고리들을 좀더 구체화해보면 아래와 같을 테다.

1. 집안일: 청소, 빨래, 집정리, 화장실 청소, 옷개어 넣기, 장보기, 반찬하기, 밥하기, 메인요리하기

2. 아이교육: long-term 으로 자녀교육관련 책/강의 듣기, mid & short term으로는 학년별 교육 방향잡기 및 세부 계획 짜기, 학교/학원 숙제 및 준비물 팔로업하기

3. 건강: 매일 숨이 가쁘게 차는 정도의 운동, 아침 스트레칭과 명상

4. 자기계발: 독서, 영어공부

5. 새로운경험/취미: 주로 노는 것, 새로운 곳 가보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 새로운 일 해보는 것 등


최근 일을 그만둔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아이들 학교 보내기 전에 옷입고 샤워를 마치는 것을 한가지 루틴으로 정했다고 하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씻고 채비해두지 않으면 집에서 한없이 늘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육휴를 경험해보니, 아침시간은 도둑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무조건 빨리 준비하고 아이 학교보내고 내가 해야할일을 하러 집밖에 나와야 한다.


다른 블로그에서 본 내용도 도움이 되었다. “해야하는 일을 하다보면 하고 싶은일에 소홀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고 해야하는 일은 초고속으로 최대한 나중에 하는 편이 시간 활용에 있어서 효율적이다” “공부하기의 csf (뭔지 모르겠으나 액티베잇 액션 같은 뜻인듯) 는 집밖을 나가라, 운동하기의 csf는 운동복입기이다” 등이었다. 그리고 나의 경우 운동을 하고나면 저절로 몸이 어느정도 활성화가 되어 이후의 스케쥴은 좀더 활발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해서 유산소 운동을 매일 아침의 무조건 하는 루틴으로 넣었다. 늘어져 있으면 나무늘보처럼 하루 종일 늘어진다. 잠 10시간 자면 더 누워있고 싶어지고…


이런 것들을 고려할때 해야할일 보다 하고픈일을 우선하는 대문자 P인 나의 루틴은 아래와 같다.

1. 기상 후 명상과 글읽기 (블로그, 책, 명상, 오늘 할일 생각) 6~7시

2. 아이 일어나기 전 씻고 운동복 갈아입기 7~8시

3. 아이 아침먹여 학교 보내기 8~9시

4. 학교보내고 집에 들어오지 말고 바로 뛰러 가기 (40분 러닝) 그리고 샤워 9~10시

5. 돌아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청소기/세탁기 돌리기 ~10시 전 완료

6. 청소기 세탁기 돌아가는 동안 내가 하고싶은 생산적인 일 하기 (독서, 블로그글쓰기, 컨텐츠만들기 등) 10~12시

7. 간단히 점심 먹기 / 혹은 사람 만나서 점심 먹기 12~2시

8. 오후에 아이 오기 전 혹은 학원 보내두고 나머지 집안일 (옷개기 등)

9. 오늘의 점심저녁반찬 정하고 필요시 추가 장보기 (3시경)

*화장실 청소는 매주 월요일, 장보고 반찬만들어두기는 주 2회, 메인 요리는 4~6시

*미국에 가서는 장보기가 오래걸리므로 주 2회 장보고 반찬하기 (월,목), 오후시간 사람만나고 새로운 경험하고 놀기는 화수금 +가족모두 주말 나들이 정도로 생각..     

 

위 정도인데 오후는 유도리있게 두는 것이고 일단 오전시간을 1~6을 끝내는 것을 루틴의 목표로 잡아보기로 했다. 이미 하고 있던 일이긴 한데, 매일 하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최대한 많이 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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