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라이터의 롤: 문제의 현상과 본질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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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고민은 항상 때가 되면 찾아온다.
근래 나에게도 때가 되어 찾아온 고민이 하나 있다.
UX라이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전, 선행되어야 할 '문제 정의'에 관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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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가 '들고 온' 문제가 정말 문제일까?
나는 그 문제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 너무 '뻔'해서다. (컨피덴셜이라 자세히 말하긴 어려워 두루뭉술하게 기술할 수밖에 없어 아쉽다.) 가령, 간결성이 부족하니 번역 투와 군더더기를 줄입시다와 같은 식이랄까. 통찰 없이 현상적 문제를 진짜 문제라고 믿어버리는 상황이 과연 맞을까? 나의 고민은 짙어졌다.
왜Why라는 무기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세요
- 토끼가 경주에서 졌습니다. 왜? '잠을 자서'(현상)가 아니라 '자만해서'(문제의 본질)였습니다.
- 주민들이 엘리베이터가 느리다고 불만을 늘어놓습니다. 왜? '느려서'(현상)가 아니라 '시간을 버리는 것'(문제의 본질) 같아서요.
- 화장품 매출 추이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왜? '품질'(현상)때문이 아니라 '선입견'(문제의 본질) 때문입니다.
- 자동차 판매가 부진합니다. 왜? '차 값이 부담스러워'(현상)가 아니라 '미래가 불안해서'(문제의 본질)였습니다.
<기획은 2형식이다>, 113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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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문제 분석 툴인 기본원칙(명확/정확/간결/일관) 관점에서 보면, 어느 앱이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긋나 있기 마련이다. 앱마다 다수의 글쓴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본원칙은 앱의 품질을 위한 대전제이지 고객사가 들고온 문제 해결의 키는 아닐 수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고객사가 들고 온 문제가 "저희 앱 품질 향상을 부탁합니다"가 아닌 이상에야 기본원칙 절대사수만이 만사형통은 아닐 테니까. 물론 기본원칙이라도 지킨다면, 사용자는 '아, 이 앱은 최소한 관리는 되고 있구나'하는 인상은 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또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될 게 있다. 기본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없는지 앱에 쓰인 워딩을 조사한 결과를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숫자와 데이터, 그래프라는 '있어 보이는' 함정에 빠져 숲도 못 보고 나무와 풀만 보는 오류를 범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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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 고민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이 고민을 끌어안고 이 생각 저 생각 고민을 수비드급으로 숙성 중이다. 왜 나는 앞의 1~3번 고민을 하게 된 걸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UX라이팅 컨설팅이란 롤은 고객에게 우리의 노하우를 전하는 일이다. 그런데 과연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Best parctice를 제시하고 있을까? 그 지점에서 여전히 난 답변을 망설이게 된다. 그렇다. UX라이터와 UX라이팅 컨설팅 롤 사이 고민의 늪에 난 빠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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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건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도구를 찾는 일이다. 중니어로서 마땅한 고민이라 생각하고,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걸 안다. 적당한 예일지 모르겠으나, 간혹 생성형 AI 활용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변도 한결같다. 답변이 뻔하던데요? 할루시네이션이 있다면서요? 어떻게 믿을 수 있죠? 라는 식이다. 분명한 건 생성형 AI 사용자가 어느 정도 깊이까지는 맥락을 제시해야 제대로 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제시할 수 없다면 할루시네이션이 발생하고, 할루시네이션인지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AI를 통해 얻으려는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없다면, 생성형 AI는 누구에게든 아무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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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시를 나의 고민에 대입해 본다. 문제 정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지점에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었으니 거기서부터 어느 정도 깊이까지는 (UX라이팅 컨설팅)이란 맥락을 파고 들어가야 제대로 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뾰족한 문제 정의부터 최적의 분석 툴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까지 UX라이팅 컨설팅이란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협의하는 그 습득의 과정은 곧 맥락을 파고 들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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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말에 Backbone을 가지세요"
어떤 의견이나 주장에는 단단한 논리와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래야 신뢰성과 설득력이 따라온다. UX라이터의 롤은 이게 가능한 순간부터가 진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