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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인 Jul 31. 2022

꽃이 있는 일상이 필요한 이유

보통 산문, 설명문 식의 사고와 글들을 

주로 접하는 나의 일상에서 

갑자기 마음에 와닿은 표현들을 

메모장에 고이 보관하고 

가끔씩 꺼내보고 있었습니다.



몇년 전, 무인양품 대표님과 메일을 주고 받으며,  표현들에  머리가 띵해지며 별안간 내가 하는 일이  멋진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들은 지금 “무엇이 인간의 행복일까?”를 새삼 다시 묻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생활이 아름다워지면 

사회는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꽃은 무인양품이 생각하는 「기분 좋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에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아시아 여러 나라에는 서구화를 풍요로움의 상징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 풍요로움의 끝에는 단순히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것이 아닌,

기분 좋은 생활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간소함이 호화로움에 주눅 드는 것이 아니라,

그 간소함에 숨겨진 지성이나 감성이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되어지는 세계,

이러한 가치체제를 세계에 발신한다면 좀 더 적은 자원으로 풍요로움을 구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無印良品의 초대 아트디렉터인 故다나카 잇코 씨의 말입니다.

꽃은 그런 간소한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기분좋은 생활이라는 표현이 

조금은 어색하고 투박하지만, 정말 있는 그대로 

돈이 많아지고,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게 된다고 해서 나의 삶은 그만큼 기분좋은 생활일까요?



나의 '라이프스타일' 

내가 듣는 음악, , 가는 장소, 소비하는 물건 하나하나에서도 찾고자 할만큼 

어떤 물질적인 지표  자체보다 

 삶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가  중요해졌고 앞으로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살고 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꽃과 식물은  이상 '기분좋은 쓰레기', '특별한 날을 위한 선물, 사치재' 아니라 

나의 삶을 구성하는 소중한 요소로서 

나의 생활을 조금  만족스럽게, 풍요롭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피전문점이, 커피를 소비하는 문화가 

이만큼 다양하고 대중화될 줄은 

불과 10 전만해도 몰랐던 것처럼,

 역시 우리의 일상 속 단면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나겠죠.



꽃이 있는 생활, 정말 필요할까?


예전 직장에서 직장생활을  때에, 문득 엄마가 집에 혼자 있어서 에어컨을 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여름에는 에어컨이 풀가동되는 사무실에서 얇은 가디건을 걸치고, 겨울에는 히터가 빵빵한 실내에서 반팔 또는 얇은 블라우스 차림으로 다니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오늘 날씨는 어떤  모르고 사는 삶을 살고 있더군요.


20대의 나는,

 여름이 그렇게 더운지도, 장마가 그렇게 긴지도,

 겨울 한파가 그렇게 극심한 지도 모른  

시간의 흐름을 달력과 시계로만 경험하면서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삶과의 정반대의 지금의 나는,

(물론 다른 많은 측면들에서도 다르지만)

계절의 흐름을 꽃과 과일로 느끼고

인지하는 나이가 되었나봅니다.

어떤 꽃은  일년동안 1-2주에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짧아서 그 꽃이 오는 시기를 기다리고,

또 기억할 수 있기도 합니다.


시간의 흐름 위에, 계절의 변화에 하루하루를 느끼며 산다는 건 무언가 내가 주도적으로 2022년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는 증거같기도 합니다. 책상 앞에 하늘 한번 못보던 나의 일상보다는 공기와 바람의 흐름, “우와, 한달 새에 해지는 시간이 어느덧 이렇게 길어져서 저녁에 테라스에 조금 더 머물 수 있게 되었네” 같은 소소한 발견이나 감상들이 함께 하는 일상이 아마 대부분 꿈꾸는 하루가 아닐까요?


이 거창할 것 없는 소박한 일상의 완성에 바로 자연을 그대로 닮은 꽃이나 식물이 있는 모습은 사실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나의 소박한 오늘의 행복을 근사하게 완성할 꽃,

어떤 값진 물건이나 차라도, 무엇이든 한계효용이란 게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이 지나면 더 이상 행복과 만족감을 주기 어려운데 꽃과 식물은 매일매일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값진 선물이자 한계효용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거의 유일한 재화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쯤 되면, 사실 꽃이 꼭 필요한가요? 라는 질문은 사실상 불필요한 것 같습니다. 마치 꼭 숙면을 취해야하나요? 맛있는 식사가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가요? 같은 정도로 너무나 당연한 모습입니다.



기분좋은 생활을 모두가 하는

그날까지



이런 일상에까지 꽃이 침투하려면

누구에게 언제든 affordable해져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의 방향이고

언제나 가치판단의 근거 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기분좋은 일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가능한 한 일부가 아니라 최대한 모든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표준화되기 이 어려운 오래 가지고있기 그토록 어려운 이 꽃을 그 모습을 꿈꾸며 없던 길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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