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정호 Feb 15. 2016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 데모수업

Demonstration

Production Kitchen에서 Volunteer 경험을 통해 쉽게 적응했다고 할 수 있지만 학기 초반에는 언어의 장벽에서 이어진 실수가 많아 좌절을 느낀 적이 많았다. 

처음에 Jay와 같은 코스를 등록한 친구는 6명으로 5명은 Canadian이었고 1명은 중국 출신의 이민자였는데 그들 사이에서 대화에 끼는 것조차 힘들어서 본의 아니게 한동안 조용한 모습으로 지내게 되었었다.
수업시간에도 셰프들의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었기에 알아듣기가 어려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반대로 Jay의 발음을 셰프들이 알아듣지 못해 궁금한 것조차 질문하는 게 힘들 정도였다.


그와 반면에 다른 친구들은 언어에 제한이 없었기에 마냥 즐거워만 보였는데, 외국에서 지낸 그들에게 당연한 요리 이름과, 요리방법, 재료들조차 수업시간에 메모해 두고 나중에 찾아보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었다.
혼자서 마음속으로 격은 수모는 말로 못하지만 애써 군 생활의 힘든 기억들을 떠올려 비교하며 "이겨낼 수 있다"는 다짐을 스스로 몇 번이고 했는데 결국 첫 번째 시험을 보며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첫 요리 시험에서 정해진 규격대로 채소를 다듬는 과제에서 Jay는 말을 잘못 알아들어 다른 행동을 했고, 결국 정해진 시간에 제출하지 못했는데,
                                          

그랜드 디플로마 과정의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요리(Cuisine) 및 제과(Pastry) 과정의 시험을 별도로 치르기 때문에 낙제되지 않도록 다른 학생들에 비해 두 배의 노력이 필요한데, 만약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수업료를 다시 내고 재수강해야 한다.


다행히 통과는 했지만 그때의 기억은 정말 아찔하다 못해 끔찍할 정도였다. 만약 안 좋은 결과를 받았다면 거의 만 불에 가까운 금액을 학비로 지출하고 졸업이 늦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힘들었던 얘기는 이쯤 하도록 하고 데모 수업에 대해 알아보자.
데모(Demo.)란 셰프의 설명과 함께 진행되는 요리 수업으로 학생들은 자유롭게 질문하고 사진도 찍으며 주어진 시간 안에 눈앞에 펼쳐진 것들을 기록하고 받아들이는 수업이다.
단, 동영상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Level 1 Cuisine 수업 중 닭의 모양이 요리 과정에서 변하지 않도록 손질하는 모습
Level 1 Pastry 수업 중 아몬드 페이스트로 만드는 장미와 퍼프 페이스트리의 모습

데모 수업은 대부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며 궁금한 것은 모두 질문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친구들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

학교에 다니며 조금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갈증이 있다면 데모 수업에 Assistant로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수업이 없는 시간을 고려하여 평소 친분이 있는 셰프에게 요청을 하면 허락을 받을 수 있는데, 수업 중 나오는 조리 도구나 그릇들을 정리하고 세척하거나 다른 학생들 앞에서 간단한 조리를 하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다른 과정, 레벨의 데모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도 학생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회를 찾아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데모 수업이 끝난 후 셰프는 학생들에게 Presentation을 하게 되는데 학생들은 완성된 요리의 사진을 찍고 시식을 하게 되며, 가뜩이나 수업시간이 길어 허기진 상태에서 경쟁이 치열하므로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맛있는 음식의 경우 소스만 맛보는 사태가 발생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에서 요리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