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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천 Oct 06. 2021

20. 스코틀랜드를 떠나 런던으로

[100일 여행] 포트 윌리엄 → 런던, 2015년 8월 31일

아침 일찍 일어나 런던으로 떠나는 열차를 타러 발걸음을 옮겼다
포트 윌리엄 역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합실에 모여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이 열차를 타고 출발해, 글래스고에서 다른 열차로 환승할 예정이다
내 자리
이맛도 저맛도 아닌 과자를 우걱우걱 씹고 있자니 그냥 돈 조금 더 써서 맛있는 거 사 먹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일주일에 걸쳐 힘겹게 거슬러 올라왔던 길을 몇 시간 만에 되돌아가고 있다
환승역인 글래스고 중앙역에서 내려 4시 40분 런던 행 열차로 갈아타러 간다
이 열차로 갈아타고 6시간 더 달려 런던으로
무려 퍼스트 클래스
보호필름에 기포 생겼네 에잇
창 밖의 풍경이 빠르게 사라져 간다
열차는 밤 11시가 조금 못 되어 런던 이스턴(London Euston) 역에 도착했다
또 다른 낯선 도시에서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포트 윌리엄을 떠나 글래스고를 경유해, 총 11시간 걸려서 한밤중에 런던에 도착했다.


많이 피곤했는지, 평소에는 잘하지도 않던 멀미를 했다. 열차표가 얼마 남아있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1등석 티켓을 끊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1등석에 타고 와서 그나마 덜 힘들게 왔는지도.


늦은 시간에 체크인한 탓에 배정받은 도미토리 룸은 이미 불이 다 꺼져 있었다. 룸메이트들을 깨울까 싶어 제대로 짐 정리도 못하고 입던 옷 그대로 살금살금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정말 런던에 온 걸까? 어둠 속에서 본 낯선 윤곽만으로는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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