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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램브란트: AI가 그린 그림

AI도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by 경영로스팅 강정구

《The Next Rembrandt》 프로젝트는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 네덜란드의 광고회사 제이 월터 톰슨(J. Walter Thompson)이 ING 은행의 의뢰로 시작했다. Microsoft, TU Delft, Mauritshuis, Rembrandthuis와 협력하여 18개월간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렘브란트의 346점의 작품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며 150GB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딥러닝 알고리즘과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을 사용해 렘브란트 그림의 67개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데이터와 기술이 예술과 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18개월간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렘브란트의 346점의 작품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며 150GB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프로젝트 팀은 렘브란트의 화풍을 세밀하게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활용했다. 얼굴 인식 알고리즘은 60개 이상의 포인트를 감지하여 렘브란트 특유의 얼굴 비율을 분석했다. 통계 분석을 통해 30-40세의 백인 남성, 수염이 있으며 어두운 옷과 큰 흰색 칼라를 착용하고 오른쪽을 바라보는 인물이 새로운 작품의 주제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또한, 3D 스캔과 X-ray 기술을 사용해 그림의 질감과 높이를 분석한 후, Canon 3D 프린터로 13개의 층을 겹쳐 출력함으로써 실제 유화와 같은 질감을 구현했다. 최종 작품은 1억 4,800만 픽셀의 고해상도를 자랑하며, 168,263개의 '그림 조각'을 조합하여 완성되었다. 이는 렘브란트의 실제 작품과 거의 구분하기 어려운 정교함을 보여준다.


1억 4,800만 픽셀의 고해상도로 168,263개의 '그림 조각'을 조합하여 완성했다.

완성된 《The Next Rembrandt》는 2016년 4월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전시회는 미술계와 기술계의 열띤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1.8억 건의 미디어 노출과 1,400여 건의 기사를 통해 화제가 되었다. 제이 월터 톰슨은 이 프로젝트로 칸 국제 광고제에서 사이버와 데이터 활용 부문 그랑프리를 포함해 총 15개의 상을 수상하며 프로젝트의 성공을 입증했다. 현재 이 작품은 특정 장소에 영구 전시되거나 판매되지 않으며, 대신 이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기술은 손상되거나 유실된 걸작들을 복원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는 기술이 예술의 복원과 창작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The Next Rembrandt》 프로젝트는 AI가 단순한 모방을 넘어 창작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렘브란트의 화풍을 학습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함으로써 AI가 예술 창작의 협력자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참여자들은 이 작품이 렘브란트를 깊이 이해하고 그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한다. AI는 인간이 처리하기 어려운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주며, 창작 과정에서 인간과 다른 관점과 접근 방식을 제공했다. 이는 AI와 인간의 창의성이 결합된 새로운 예술의 시대를 예고하며, AI가 인간 예술가와 협력하여 혁신적인 예술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The Next Rembrandt》(2016)
《The Next Rembrandt》(2016)




AI 예술의 진화


《넥스트 램브란트》 이후, AI 예술은 꾸준히 진화하며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중 2018년 프랑스의 아트 콜렉티브 오비우스(Obvious)가 제작한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de Belamy)》는 AI와 예술의 융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초상화는 '적대적 생성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GAN)'을 활용해 14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15,000장 이상의 초상화를 학습한 결과물로 탄생했다. GAN은 생성자(Generator)와 판별자(Discriminator)라는 두 신경망이 경쟁하며 학습하는 독창적인 딥러닝 모델로, 점점 더 현실적인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 기술은 이미지 생성, 데이터 증강, 스타일 전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예술, 엔터테인먼트, 의료 이미징 등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AI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흐릿한 얼굴과 독특한 붓 터치가 특징인 초상화를 자율적으로 창조해냈다. 이 작품은 2018년 10월 25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432,500달러(약 5억 원)에 낙찰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AI가 생성한 작품이 메이저 경매에서 판매된 최초의 사례로, AI 예술의 상업적 잠재력과 가치를 증명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의 성공은 AI 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높였을 뿐만 아니라, 예술계에 새로운 가능성과 논의를 불러일으키며 AI 기술이 예술 세계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오비우스(Obvious),《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de Belamy)》(2018)


2018년에는 마리오 클링게만(Mario Klingemann)의 《지나가는 이들의 기억(Memories of Passersby I)》이 AI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 작품은 신경망과 GAN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초상화를 생성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알고리즘은 피드백 루프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낸다. 생성된 얼굴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사라지며, 관람객에게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독특한 초상화를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2019년 3월 6일, 이 작품은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40,000파운드(약 6,600만 원)에 판매되었다. 《지나가는 이들의 기억》은 AI가 정적인 이미지 생성에 그치지 않고, 동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예술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AI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강렬히 제시했다.


마리오 클링게만(Mario Klingemann),《지나가는 이들의 기억(Memories of Passersby I)》(2018)


2022년, 제이슨 M. 앨런(Jason M. Allen)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은 AI 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작품은 미드저니(Midjourney) AI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제작되었으며, 콜로라도 주 박람회의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제이슨 M. 앨런은 최소 624개의 텍스트 프롬프트와 수정을 거쳐 이미지를 생성했고, 포토샵에서 편집한 후 기가픽셀(Gigapixel AI)을 사용해 해상도를 높였다. 최종 결과물은 우주 오페라 극장을 연상시키는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장면이다. 이 작품의 수상은 AI 예술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동시에 AI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제이슨 M. 앨런(Jason M. Allen),《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2022)


AI 예술은 단순한 실험을 넘어 예술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터키 출신 디지털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의 《머신 할루시네이션(Machine Hallucinations)》 시리즈는 AI를 활용한 몰입형 예술의 대표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 구글 Artists and Machine Intelligence 프로그램 레지던시 기간에 시작되어, 대규모 데이터셋을 AI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시각적 작품을 만들어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Unsupervised》 전시는 138,151개의 MoMA 소장품 이미지를 AI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전시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서울 63빌딩 동쪽 로비에서는 《Machine Simulations: Life and Dreams》라는 제목으로 한국 도시 생활을 AI로 표현한 영구 설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아나돌의 작품은 AI가 예술 창작의 새로운 도구이자 협력자로 가능성을 보여주며, 예술의 미래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의 《머신 할루시네이션(Machine Hallucinations)》
레픽 아나돌(Refik Anadol),《Unsupervised》, MOMA (2022-2023)


레픽 아나돌(Refik Anadol),《Machine Simulations: Life and Dreams》, 한화생명 (2023~)


소피아 크레스포(Sofia Crespo)는 1991년 아르헨티나 출신의 시각 예술가로, 문학과 철학, 예술 감독을 공부한 배경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뉴럴 주(Neural Zoo)》 프로젝트를 통해 AI와 생물학을 접목한 작품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생물 이미지 데이터셋을 학습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가상의 생명체를 창조한다. 크레스포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을 활용해 실존하지 않는 동물과 생태계를 상상력 넘치게 구현했다. 《뉴럴 주》의 작품들은 자연을 연상시키면서도 인공적으로 재구성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간의 시각적 인지와 AI의 패턴 인식 능력 간 유사성을 탐구하며,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창의적 협력자로 활용한다. 《뉴럴 주》는 예술, 기술, 자연과학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과 AI와 인간의 협업이 만들어낼 미래 예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소피아 크레스포(Sofia Crespo), 《뉴럴 주(Neural Zoo)》(2018-2022)


AI는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만들어내며,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예술 창작의 과정 자체를 혁신하며, 기존 예술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앞으로 AI는 더욱 정교해지고 창의적으로 발전하며, 예술 세계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AI는 데이터를 통해 과거의 예술적 흐름을 학습하는 동시에 독창적인 패턴과 스타일을 창조해, 인간 예술가들이 도달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탐구하고 있다. AI가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그 답은 이미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목격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되고 있다.




AI 저작권 논쟁


AI 예술 작품의 저작권 논쟁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8월 18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 지방 법원의 베릴 A. 하월 판사는 Thaler v. Perlmutter 사건에서 AI가 생성한 예술 작품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저작권의 기본 요건은 인간의 창작"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Creativity Machine"이라는 AI 도구가 자율적으로 만든 "A Recent Entrance to Paradise"라는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 요청을 기각했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의 이전 결정과 일치하는 이 판결은 지적재산권은 인간이 창작한 작품에만 적용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하월 판사는 "비인간 행위자는 독점적 권리를 가질 필요가 없다"며 AI 예술의 법적 지위에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 이러한 논의는 AI 기술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도 AI 예술 작품의 저작권 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2024년 5월, 체코 프라하 지방 법원은 AI가 생성한 작품에 대해 저작권 보호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 원고는 AI로 생성한 이미지에 저작권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AI가 "자연인"이 아니기 때문에 창작자로 간주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체코 저작권법은 저작자가 반드시 자연인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AI가 만든 이미지는 기본적으로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법원은 AI가 생성한 작품이라도 인간의 지시가 구체적이고 독창성을 보여준다면 저작권 보호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AI와 인간의 협업 과정이 저작권 인정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유럽연합(EU)의 다른 국가 법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역시 AI 예술 작품의 저작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2023년 12월 2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생성형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AI는 법적으로 저작자로 인정될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한국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며, "저작자"를 이를 창작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2023년 6월 30일 서울행정법원은 AI를 발명자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에서 "발명은 인간의 추론을 전제로 한다"며 AI는 현행법상 발명 능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2024년 5월 16일 서울고등법원에서도 1심 판결을 지지했다. 이러한 접근은 AI 시대에 직면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문화 산업 종사자들에게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AI 예술 작품의 저작권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유럽, 한국의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인간 창의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AI 기술이 발전하며 인간과 AI의 협업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저작권법 해석과 적용에 새로운 도전이 생길 것이다. 예를 들어, AI 생성 작품에 대한 인간의 편집과 수정 범위가 저작권 인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AI 학습 데이터셋의 저작권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2024년 미국에서 제안된 "Generative AI Copyright Disclosure Act of 2024"는 AI 개발자들에게 저작권이 있는 작품 사용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며, AI 기술의 법적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앞으로 각국의 법원과 입법부는 AI와 인간 협업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법적 프레임워크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예술가로 볼 수 있을 것인가?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는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1935) 논문을 통해 AI 시대의 예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벤야민은 기술 복제가 예술작품의 '아우라(aura)'를 사라지게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아우라는 작품이 가진 유일무이한 존재와 진정성을 의미한다. 그는 복제 기술이 예술을 의례적 가치에서 정치적 가치로 전환시킨다고 보았다. 이러한 통찰은 오늘날 AI가 예술 창작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AI 기술은 단순히 복제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작품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야민의 이론은 AI 예술이 대량 생산과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설명력을 가지지만, AI가 생성한 작품의 '아우라'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라는 새로운 질문도 던진다.


텍사스 A&M 대학교의 필립 갈랜터(Philip Galanter) 교수는 '생성 예술 이론(Generative Art Theory, 2003)'을 통해 AI 예술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다. 갈랜터는 생성 예술을 "예술가가 시스템을 사용해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으로 정의한다. 이 관점에서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가의 창의적 파트너로 간주될 수 있다. AI는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패턴을 발견하고 새로운 미적 경험을 창출할 잠재력을 지닌다. 2018년 프랑스 아트 콜렉티브 오비우스가 제작한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은 AI 예술이 시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갈랜터는 생성 예술을 "예술가가 시스템을 사용해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으로 정의한다.

독일 철학자 한스-게오르크 가다머(Hans-Georg Gadamer)의 해석학적 접근(1960)은 AI 예술의 의미와 해석 과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가다머는 예술 작품의 의미가 작품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관람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시각에서 AI 예술은 단순히 기계가 만든 산물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협력적 창작물로 이해될 수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머신 할루시네이션》 시리즈는 AI를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몰입형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이 작품은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가 지속적으로 재해석된다. 가다머의 이론은 이러한 AI 예술 작품의 해석 과정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결론적으로, AI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지는 예술의 정의와 목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벤야민의 이론은 AI 예술의 대량 생산과 접근성을, 갈랜터의 이론은 AI의 창의적 잠재력과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가다머의 이론은 AI 예술의 해석과 의미 생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AI는 독창적이고 미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예술을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본다면 여전히 한계를 가진다. 앞으로 AI 예술은 인간 예술가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예술 형식과 경험을 창출하며, 예술의 정의와 창작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는 인간과 기계의 창의성이 결합된 새로운 예술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법적으로는 AI가 창작한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추세이지만, 예술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AI가 만든 작품이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것을 예술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의 정의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듯이, AI 시대에는 예술의 개념도 재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넥스트 램브란트》와 같은 프로젝트는 AI가 단순한 모방을 넘어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작품들이 진정한 의미의 예술인지, 아니면 고도로 발전된 기술의 산물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AI 예술은 우리에게 창의성과 독창성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AI 예술가의 등장은 인간 예술가들에게 위협이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AI는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패턴을 발견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인간 예술가들이 자신의 창의성을 더욱 확장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AI와의 협업을 통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레픽 아나돌의 《머신 할루시네이션》 시리즈처럼 AI와 인간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이미 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우리가 예술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AI 예술은 또한 예술의 민주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AI 도구를 사용하여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면서, 예술 창작의 진입 장벽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고, 인간의 창의성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달려 있다. AI의 발전은 우리에게 예술의 의미, 창조의 본질, 그리고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우리는 기술과 인간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AI 예술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예술과 기술,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인간의 창의성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AI 시대의 예술은 우리에게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여정에서 우리는 예술을 통해 인간됨의 의미를 더욱 깊이 탐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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