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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현 Sep 30. 2022

제주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대화

1. 어제 게하에서 만난 분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참 흥미로웠다. 연령도 나랑 비슷하고 여행의 취향들도 비슷해서 분위기가 참 좋았다.


2. 그 중 한 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웠는데, 3년을 만난 여자친구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부분 기억상실증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별을 경험하게 되었단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도 결국은 '기억'에 기반한 것임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욕망이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사랑의 당사자들이 기억을 함께 만들지 않으면 사랑의 감정도 없어지는 것임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3. 게스트분들 중 한 분이 올 연말에 세계 여행을 1년여 간 가게 되었다고 한다. 여행비용은 지금까지 일을 하며 모은 돈 전부와 그게 떨어지면 귀국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행을 하면서 글을 남기고, 사진을 찍는 상상만 해도 즐거운 여행 계획이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 누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4. "여행에 다녀와서 돈이 한 푼도 없으면 어떻게 생활하시게요?"

"살겠죠. 여행 다녀온 이후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을 배경으로 어떻게든 살게 되겠죠."

선문답의 삶을 깨우는 대답처럼 다가왔다. 우리가 가지는 미지에의 두려움은 결국 삶에 의해서 깨어진다. 분명 그녀는 살게  것이다. 삶이 여행을 다녀온 후의 그녀친절하고 따듯하게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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