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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벨 Luvel Dec 26. 2022

<재벌집막내아들>은 사실상 사상드라마다.

<재벌집막내아들>은 사실상 사상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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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진도준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결국은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이었음을 드러내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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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달려가는 주인공 진도준의 복수극의 플롯은 나를 뒤 흔들었고, 마지막 회에서 나마 겨우 나는 이 드라마가 말하려는 메시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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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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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중기가 연기한 '진도준'이 '빈센조'와 달랐다면 '진도준'은 정확하게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의 대리만족을 위해 달려나갔다. '진도준'은 명확한 메시지와 상징을 가진 인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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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에서 태어나 부를 세습받지 않고, 그 부를 가질 수 있는 자격을 갖추려 고분군투 해 결국 그 자격을 갖추어 내는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본 대리만족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재벌가에서 태어나 재벌가에서 잘먹고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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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실 속 순양그룹 비서실장 윤현우로 돌아와 재벌가를 단죄하고 대기업을 사회의 품으로 돌려놓는다. 재벌가의 어둠 속에서 죽임을 당한 비서실장의 희생으로 부터 비롯된 복수극이 재벌가를 처단하며 마무리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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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체제의 꼭대기에 올라서 해체를 외치던 그 시절 시위판의 서울대 법대생들을 보는 듯한 혁명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누가 좀 바꿔줬으면" 하는 시대정신을 담은 드라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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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배우 '이성민'이 만든 '진양철의 시대'가 주는 몰입감이 없었다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우리 모두가 겪었던 '그시절 그때'에 흠뻑 몰입하게 해준 배우 '이성민'의 연기는 '진도준'이 가진 메시지를 매우 날카롭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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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시대는 그 화려한 우주 건너의 새 행성 이야기(아바타)나,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어벤저스) 만큼이나, 악당들이 국영은행을 털어 돈을 찍어내는 이야기(종이의 집)나, 재벌집막내 아들이 재벌을 단죄하는(재벌집막내아들) 이야기에 공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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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이 드라마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드라마'라느니, '신자유주의를 까는 드라마라느니' '그래도 재벌들의 오너십 때문에 장기적 관점의 경영이 가능하다'라느니 하는 논쟁을 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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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드라마를 보며 드는 생각은 시대가 흐른 뒤 거리를 두고 살펴 보면 무엇이 옳았는지 결국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  엄혹한 시절 '신자유주의 반론'에 재벌도, 좌파정당도 결국 물타기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도준'은 그 어느 편에도 기울지 않고 시대적 메시지를 찔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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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엄혹한 시절 속 당시의 '판정승'에도 살아남는 것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갔는가다. 시간이 지나 밝혀진 그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 시대적 메시지라면, '재벌집 막내아들'은 단순한 오락물로 지나가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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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벨디렉터 #재벌집막내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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