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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위의청년학교 May 27. 2022

달콤한 친구

길위의청년학교 조의령

가족      

“사랑하기도 짧은 인생이기에 미워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자”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 순수한 사랑으로 내 것을 욕심내지 않고 나눌 줄 아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나누고 베푸는 것이 자연스러웠기 때문인지, 제 마음에는 선한 마음이 자리 잡았습니다. 사랑의 장기기증 나눔 운동이 한창일 때 우리는 가족 모두가 장기기증 서명에 동참했고, 그 본을 먼저 아버지께서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교회와 함께 동참했습니다. NGO단체 후원의 처음 후원도 가정에서 배우고 시작했지만 제가 거절을 하지 못하고 서명을 하기 때문에 어느새 8개가 되었습니다.

처음 해외를 나갔을 때 저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불씨학교 파워캠프(기독 청소년들을 위한 세계 역사 캠프)를 통해 중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박 3일은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이었지만, 기독 청소년들과의 만남과 타문화에 대한 이해의 시각이 눈뜨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교회 교사 직분을 통하여 캄보디아, 필리핀 단기선교 비전트립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때 한국음식보다 그 나라 음식을 매일 먹으면서 아프거나 고생하지 않았던 저를 보면서 ‘생각보다 내가 다른 나라에 적응을 잘하네, 잘 먹고 건강하고! 선교지 체질이야’ 혼자 생각을 하였습니다.(자화자찬)


23살, 6개월의 단기 선교로 뉴질랜드 선교에 동참했습니다. 이은태 목사님이 운영하시는 오클랜드 에딘버러 학원(Auckland Edinburgh College)에서 영어와 신앙훈련을 받았습니다. 이 시간은 저에게 타문화에 대한 수용과 이해를 깊이 알게 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총 34명의 한국 청년들이 한국에서 같이 출발하여 뉴질랜드에서 6개월 동안 공동체 MEC(기수생활)로 지내면서 어학원, 선교 프로젝트 사역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집에 서로 모르는 7명 청년들이 같이 생활을 하다 보니, 음식 준비와 생활방식  등 여러 가지 우여곡절의 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은 우리 각자에게 ‘도전심’을 심어주었고, 서로 다름에 있어 다툼, 수용도, 받아들임으로써 공동체 생활 속에 더 단단한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측면에서 나를 진정으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고, 더 영적으로 성장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기억 속에 남는 마지막 뉴질랜드의 시간은, 크리스마스 전야제 행사를 위해 각 집(Alton)별로 행사를 준비했을 때입니다. 우리가 섬기었던 외국인 영혼들을 초대하여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내가 초대한 외국인 친구들도 올지 걱정과 기대감과 마음이 교차했을 때입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을 위해 우리 집 식구들이 준비한 것은 영어 아카펠라 형식으로 부른 찬송가였습니다. 낮에는 하얗고 긴 구름의 땅의 모습을 지니고, 밤에는 별이 너무 반짝 빛나는 멋진 자연을 무대로 삼아 우리는 매일매일을 연습하였습니다. 행사 당일, 내가 초대한 친구들이 모두 와줬을 때 찬양을 하면서 마음속 눈물이 흘렀고 감사했습니다. 가족은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이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서로를 위하여 인내하고 희생할 수 있고 봉사하며 위로하며 같이 기뻐하고 감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집단이 되기도 합니다.       

   

[환경 속에 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시니어클럽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시기와 질투와 경쟁심 뒷담화가 너무 가득한 현장을 보았습니다.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갔고, 가장 막내가 관장님의 총애를 받고 있고, 동그라미 같은 성격으로 잘 어울려 지냈지만, 모두 저에게 듣고 싶지 않고,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같이 일하는 사무실 사람들의 뒷담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규직 제안이 돌면서 저를 시기하기 시작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참 무서운 것은 입소문입니다.  내가 생각하고 의도했던 것과 달리 전혀 다르게 말이 전달이 되어서 본의 아니게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는 시간이 길었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들어간 곳이 선교단체 본부 사무직이었습니다. 5대양 6대주에 많은 선교사님들이 다양한 곳에서 사역을 하시는데,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소식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1년이 시간이 빠르게 지날 갈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감사함과 기쁨으로 일을 했습니다. 이때 시간에 다문화권을 감당하시는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에 다문화교회가 있습니다. 12년 전부터 제가 있는 지역에 독립적으로 생겼고, 해마다 패밀리 축제와, 친정 보내기 후원금 지원, 병원 연계 지원 등 다양한 사역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에서 시작되어 만든 법인에서 2018년도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지원센터를 설립하였습니다. 관내 지역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어 교육, 정보제공, 의료비 지원, 비자상담 업무지원, 체육대회, 명절 행사 등이 주된 사역이었습니다.      


저는 이 센터에서 1년여 동안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직접 근로자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회사도 돌아다니면서 홍보도 하고 외국인 근로자들과 라포 형성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2년째, 외국인 근로자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온라인 오프라인 상관없이 도움을 줬습니다. 일자리를 연계해주는 사장님이 되고, 상담가 되고, 선생님이 되고, 유튜브도 같이 촬영하는 등 모든 희노애락을 함께해주는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만나고 관계 맺다 보니 어느새 외국인들 사이에서 ”우리를 잘 도와주는 한국 친구“로  제가 전국구로 알려줬고, 나라 불문하고 저는 모르지만 반대로 저를 아는 외국인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만나면서 느낀 사회적인 어려움은 ‘보수적인 시선’이었습니다. 그리고 ‘갑’을 즐기는 듯한 줄타기의 달인 현장에 한국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근로자들은 도와줄 필요가 없으니, 사장과 사업주나 좀 챙겨주고 신경써줘라:“ 냉담한 시선을 보내고 반응을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직원을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수단, 기계를 돌려야 하는 일꾼, 도구 수단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네’


‘근로자는 기계만 돌리기 위한 사람이 아니야, 근로자가 건강해야 사업장이 잘 되고 사업장이 잘 돼야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는데, 장애, 피부색과 문화의 다름 차이로 인해 무시해도 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사람은 모두 똑같아. 평등한 사람과 사회로 인식 개선 캠페인을 기획해서 무의식에 잠재된 차별과 언어적 폭행에 대해 알려보자’     

그리고 또 다르게 생각한 것은 우리에게는 어렵지 않고 익숙한 것이, 타국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센터를 섬기는 시간 속에 다문화 중도입국 청소년들을 만나보았는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은 정말 해맑은 청소년들이었습니다. 언어의 사용과 학교 입학 및 향후 진로에 있어서 모두 다른 청소년들이었습니다. 한 친구가 ” 저는 통역관이 되어 두 개 언어로 잘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취업도 빨리 하여 엄마에게 도움 주고 싶어요. “ 이렇게 말을 하였는데, 이게 바로 ‘순수한 고민’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이 생기기 시작하면 정보를 찾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야 하는데,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커다란 장벽이 가로막게 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할 수 있을 때 생각이 날 때, 같이 해결해 나갈 수 있을 때 해야 하는 것. 내가 경험에서 배우고 느낀 비전이 길청을 통해 한 걸음씩 앞으로 가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노인 센터에서도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저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제 임금이 없고 사업비만 있고 자원봉사 형식으로 열정으로만 뛰어야 하는 노동자 센터를 첫 번째로 하면서도, 가슴으로 뛰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물질에 욕심내지 않았습니다. 몸이 피곤하여도, 노동자 센터를 위한 사업 계획서를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사람을 동원하고, 고용주와 만남 갖고, 등 모든 과정은 나를 앞으로 더 나아가게 하고 감사함과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올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준비하고 있는 외국인 소지역 상담 센터 준비가 잘 되면 좋겠어요. 지역 내

에서 더 탄탄하게 안정적으로 나아가서 지금보다 더 전문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길위에 비전]

요즘 저는 타문화권 언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잘하지 않지만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스리랑카 언어로 찬양을 배우고, 네팔어 찬양을 배우기도 합니다. 음치이고, 몸치이고, 박치이지만, 그냥 외워서 따라부르고 하다 보니 좋았습니다. 그리고 소통을 위해서 미얀마 언어, 네팔어, 스리랑카어, 필리핀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작은 말 한마디는 상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매일 공부를 합니다. 제가 꿈꾸는 지역사회는 “apo oyage yaluwo”(우리는 당신의 친구입니다.-스리랑카어)라고 말해주는 지역사회를 꿈꿉니다. 그저 그 사람의 있는 모습 그대로 존중해주고 같이 협력하여 나갈 수 있는 그런 지역사회를 그러봅니다.


 길청을 통하여 청소년 활동론을 처음 공부하게 되었는데, 내가 이론적으로 몰랐던 부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모든 것에 배경을 그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나만의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함을! 제가 꿈꾸고 바라는 독립과 공간은 어떤 곳일지 생각을 그려보았습니다. 먼저 다문화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 후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꿈을 위해 고민하고 진지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색을 칠해주는 곳이 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두 번째 지역사회 협동 프로젝트로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청소년 및 청년들을 향한 인식 개선 향상을 위한 책, 신문을 제작해보는 것입니다. 세 번째 하나의 복합 문화 센터로 각국의 사진과 전시 및 나라의 유명한 티를 판매하여 기부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모두 어려운 시기,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는 지금 시기, 나에게도 지금 일 글을 읽는 모두에게 Dai su(다이슈) 힘내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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