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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신엽 Mar 28. 2017

영화, 컨택트(Arrival, 2016)

영화 ‘컨택트(Arrival, 2016)’ 이야기. 

약간의 스포.


‘컨택트’의 외계인은 음성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든 의미가 포함된 추상적 이미지를 교환한다.
그 '추상'은 읽을 줄만 안다면 슬쩍 보기만 해도 말하려는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는 형태로서, 

모든 상황을 진술해야만 전후 맥락과 사건을 알게 되는 인류의 언어와는 다르다.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슬쩍 나왔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
즉, 어떤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과거-현재-미래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가능성의 사건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평행 우주라고 생각해도 될 듯한데, 지금 현재의 사건이 분기해나가며 각각의 결과에 따른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생각에 더해, 앞으로 일어날 일 마저 이미 사건으로 존재하며 

서로 연결된다는 세계다.

  

미래에 이미 '일어난 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한 장면은 마치 ‘인터스텔라’의 비행사 ‘조셉 쿠퍼’를 

인류의 먼 후손이 차원의 틈으로 인도한 후 과거와 미래를 현재에서 통합했던 것과도 닮았다.
- 당시 알 수 없었던 ‘차원의 수식’을 당시의 딸에게 '모스 부호'로 전달했던 조셉 쿠퍼-


원인과 결과라는 시간적 인과를 무수한 사건의 가능성이라는 공간으로 투사한 상상력이 재밌다.
상상해 보건대 4차원이란 어쩜 모든 시간의 사건이 평평하게 배열된 가능성의 공간일지도

(물론 이미지가 그려지지는 않는다ㅋ, 다만 문득 인생은 초콜렛 상자라고 하셨던 포레스트 검프의 

어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어떤 초콜렛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틀려질 수 있다고 하시던)


여튼, 2016년에 찾아온 그들은 ‘조셉 쿠퍼’를 차원의 틈(혹은 4차원)으로 인도한 

먼 미래의 인류의 후손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ㅎㅎ


출처: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Popup.nhn?movieCode=13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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