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사관 속 사택에서 11년을 살았다. 건축가 김중업이 지은 건물을 보며, 프랑스 아이들과 놀며 자랐다. 요리장이셨던 아버지 덕에 조금 다른 환경에서 클 수 있었다. 때는 1980년대 후반, 아직 서울 올림픽의 열기를 잊지 못했던 시절이었기에 아버지가 가져오시는 음식은 신기한게 많았다. 때로는 맛있게, 때로는 진저리 치기도 했지만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아무리 이상하고 싫어도 한 입은 꼭 먹어보라고. 그렇게 자랐고, 그래서 지금 내가 됐다. 안된다 말씀 잘 안하시던 분이 유일하게 고개를 저으셨을 때가 고3 때인가, 내가 요리 배우고 싶다 했을 때인데...지금 요리하고 있는 거 보시면 뭐라 하실지. 갑자기 아빠 보고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