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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앤롸이언 May 06. 2020

외로움이 불러 술이 나를 마신 날

술은 마눌이 마시고 뒤처리는 남편이...

아내는 몇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 되는 날, 술이 자신을 마시게 허락한다. 내가 곁에 있고, 마음이 맞는 좋은 사람이 모이는 날. 세어보니 2년에 한 번 꼴인 것 같다. 며칠 전이 그 날이었다.


동생 친구들이 온 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호주 퍼스에서 술도 못 마시는 재미없는 남편이랑 살다가 오랜만에 재미있는 동생들과 주거니 받거니  해서 좋았나보다. 고양이랑 방에 있는데 흐느적흐느적 걸어오더니 푹 쓰러졌다. 이눔시키 이눔시키 내가 얼마나 힘든 줄 아냐...흥흥. 꽤 귀엽지만 안쓰러운 주정과 함께. 다시 일어나 어찌어찌 씻더니 드르렁 잠들었다. 내일 힘들겠구먼...축적된 경험이 말해줬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부터 부아아아악 먹은 걸 확인하더니 자다 깨다 하며 확인하고 또 하고 반쯤 죽어가는 아내. 이온음료를 가져다 주고 해장을 위해 탕을 끓이고 죽을 끓였다. 물론 잔소리는 필수 양념.


뭐 이렇게라도 스트레스 푸면 됐지 뭐. 다 남편이 못난 탓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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