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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얼굴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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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식 Sep 06. 2024

20살 때의 약속 을 지킬수 있을까?


4: ( 20살 때의 약속 을 지킬수 있을까?   )


긴 겨울 방학이 시작 되었다. 이번 방학되면 고향 내려 갈거야 ?  아니 ! 이번엔

그냥 서울  에 있으려고 !

학원 에 다니려고해 ! 뭐 배우고 싶은것 있어 ?  응 피아노도 배우고  기타도 배우고

싶어 !  기타는 내가 가르쳐줄수도 있는데 ! 그래  그럼 가르쳐 줄래 ..


그럼 내가 너희 언니 집으로 갈까 ? 아니 우리 언니는 남자친구 만나는것 안좋아해 !

맨날 언니는 나에게 여자는 부자 남자 만나서 시집 잘가는것이 최고라고 그래 !

그럼 우리 자취집으로 올래 !


그래 !  친구랑 함께 자취하는 나는 학교옆 싸고  좁은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집으로 오라고 하기에는 좀 누추해서 주춤 했지만 그녀는 가보고 싶다고 조른다. !


할수 없지뭐 ! 그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5시에 집으로 돌아오니 그때 쯤 와!

친구는 7시 정도 들어오니 좀 시간이  있었다.


“ 자  C 코드 는 이렇게 잡고 이렇게 쳐봐 “ 너의 ~침묵에~ 메마른 나의 입술 !

그녀 손가락을 키타에 옮겨 놓아 줄 때마다 전기가 오는듯햇다.

다음은  에이 마이너  “그리운 사람끼리 두손을 잡고 마주보고 웃음지며

함께 가는길  두손엔 풍선을 들고 두눈엔 사랑을 담고 “

키타 배우기 시작할때 가장먼저 연습하는곡들이었다.


이 가사를 만든 작사가 나 작곡가들은 얼마나 사랑했고 얼마나 사랑의 아픔을 경험

해서 이런 노래를 만들었을까 ?


이별의 슬픈 기억 마저도 아름다움으로, 그리움으로  마음속에 담아둔채로 살아갈수가

있을지 ?

정말 사랑했다는 기억이 있었다면  죽을때까지 그 기억을 잊지않고  살다가 죽을수도 있을까 ?

훗날 우리의 30살 40 살엔 우린  어떻게 살고 있을까 ?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우리 스물은 그랬다. 알수없는 미래를 바라보며 살았다.

불안 하지만 알수없는 시간 보다는  지금 함께 있는 이 시간이 더  절실하였다.

지금도 그녀 에게선 아카시아 향기가 난다.


그녀와 한방에 있을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다.

장난스럽게 그녀는 기타 가르치고 있는 나에게 고개를 돌려  올려본다. 그때마다

얼굴이 가까워 졌다.


나는 마음은 두근거리지만 장난 치는것 처럼 웃고 는 했다.

그녀는 나를 완전히 믿는듯 아무렇지도 않는 표정이었다.


입술을 포개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런 나를보며 그녀는 더 장난스럽게 다가온다.

한편으론 욕심도 나지만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제 다음주가 크리스마스이다. 첫눈이 오면 만나기로한 커피샾이 있었다.

서로 멀리 있더라도 첫눈이 오면 만나기로 하엿다.

명동 에 있는 커피샾이었다.


아 ~~ 정말 꿈  처럼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함박눈이  내렸다. 한시간 쯤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니  아직 수진이가 안보인다.

안에 들어가 앉아서 문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털실로 만튼 빠알간 코트를 입고  

붉은 색 털실모자를 쓴 수진이다 .


그제서야 케럴송이 귀에 들린다.

우리 이 커피샆이 사라지면 어디서 만나지 ?

응 ! 이 건물 앞에서 만나면 되지뭐 !


그날 우리는 약속을 하였다.

나 :    이제 일년 더  있으면 나 군대 가야 하는데 제대 할때 까지 날 기다려 줄거야 ?  

수진 :  아니 !  신발거꾸로 신을꺼야 !  하하하 .그녀는 가끔 반어법으로 나를 놀리곤 했다.

그녀에게 반어법은 찬성의 의미였다.


다만  한가지를 덪붙였다. 너도 나 생각만 해야 돼 !  하며  기다려 주기로 약속을 하였다.

혹시 라도 연락이 안되고 헤어지는 일이 있더라고 제대후 첫 크리스마스에는 이 커피

샾에서 만나자고 굳게 약속을 하였다.


어떤일이 있더라도 세진 씨와 헤어지는 일은 없을거야 !  그런 일은 절대 없을거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도 내가 군대 가 있는동안 학교도 졸업할텐데 졸업후에 집에서 결혼하라고 하면

어떻게 할건데 ?

그땐 집에서 나와 혼자 살거라고 했다.


커피샾을 나와 눈을 맞으며 남산 쪽으로 걸어갔다.

가다가 따뜻한 오뎅국물과 떡볶기 를 파는 포장마차안으로들어갔다.

호호 불며 오뎅국물을 먹으니 너무 따뜻하고 맛이있었다.


우린 데이트 비용이 충분치 않았지만 커피 한잔  오뎅국물 로도 충분했다.

그냥 말없이 함께만 있어도 즐겁고 행복했다 .시간 이 가는줄도 몰랐다.


이야기만 해도 재미있었다. 대화도 멈추지 않았다.

할말이 그렇게 많았을까 ? 아니 그냥 말없이 앉아만 있어도 대화가 되는것같았다.


남산에 올라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저 불빛아래서 많은  사람들이 각기다른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


불이 꺼지면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 새벽이되면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하고 낮과 밤이

바뀌고 그사이에 사는 우리들은 그 순간 순간을 살아가며 희노애락을 느끼면서 반복되

는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지나가는 순간순간이 중요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오지못할 시간들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냥 말없이 아래 도시를내려다보며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조그만 산책길 옆에 열쇠꾸러미 들이 철로 만들어진 가드레일에 걸려져 있어서

자신들의 사랑의 약속은 영원 할거라고 열쇠를 잠그어놓고  굳게 맹세하는 모습들이

곳곳에 보인다.


우리도 약속할래 ?  우리사랑은 영원 할거라고 우리가 죽더라도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지

못할거라고 --

손가락을 걸고  맹세를하고 자물쇠를채웠다.

누구도 열수없기를바라며 ---. 그 때 우리는 그약속을 지킬수있을것 이라 생각했다.


세월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20살은 너무 어린나이 였다.

과연 20살때의 약속을 지킬수 있을까 ?




집에 가는 버스를 탓다.  맨끝에 빈자리가 있었다. 함께 앉아 그녀는 내게 머리를

 기울여 어께에 기대었다.

아카시아 향기가 느켜진다.  

버스에서 내려 집앞까지 걸어갔다.


전봇대 에 켜진 등불이 바람에 흔들린다.

그날 우린  그녀의 언니집 앞 골목길에서 처음  입을 맟추었다.

 절대 변하지 않을걸 약속 하면서 --

하얀  함박눈이 우리사랑을 축복해주는것 처럼 쏱아졌다.



그렇게 방학은 끝나고 2학년이되었다.  필수과목인 건축학 개론 시간 이었다 .

갑자기 많은 여학생들이 건축학 개론 을 듣기위해 수강 신청을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과 학생들은 들떠있었다. 여학생 2명에 모두 남자인 건축과에 여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하다니 !!

우리는 옆자리를 다 비워 두기로 했다.

자리를 찿다 가 한명씩 옆에 앉을거란 계산이었다 .

여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의상학과 2학년 학생들이었다.


어 !!  수진이 과 학생들인데 --  수진이 아냐고 물어보니 안다고 했다.근데    

수진이는  건축학개론 수강신청을 하지않았다 한다.

여학생들은 수줍어 하면서 우리를 밀어내고 저희들끼리 2명씩 짝지어앉았다.

작전 실패였다.  남학생들만 있는 과에 여학생들이 오니 분위기가 좋아졌다.


화장 냄세도 나고 뭔가 다른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내심 다음 시간을 기다렸다. 그런데  조교가 들어와서는 건축학과장이  

분위기를해친다며  수강신청을  모두  취소 시켰다고 한다.


아 ! 실망하는 탄성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학과장이  “저팔개” 처럼보인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자주 만났다.

늦게 가면 도서관에 앉을 자리가 없는관계로 나는 아침 일찍 도서관 에 가서 그녀

자리까지 확보해놓았다.


수업이 있는시간에만 교실에 다녀오고 대부분의 시간은 도서관에 있었다.

점심은 학교앞 라면 집 이나 짜장면 집에서 해결했다. 라면 만 먹어도 우린 행복했다.

떡복기 와 오뎅국물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우리둘은 이제 켐퍼스에서 유명 커플이 되었다. 항상 함께 다니니 눈에 띄었던

모양이었다.


나 :   이제 군대가면 다른 남자들도 못 만나겠다.

수진 : 이제 소문 다 나서 누가 나에게 가까이 올까 ?

나 : :  아니 ! 넌 너무 이뻐서 다 만나고 싶어 할걸 !

수진 : 그래 그럼 안이쁘게 얼굴에 뭐 뭍히고 다닐까 ?  

나 :   그래 그게 좋겠다. 화장도 하지말고 이쁜 옷도 입지말고 다녀 !


도서관 로비에서 만날때면 방금 만나고 왔어도 오랫만에 만난것 처럼 환히 웃으며

반가워 했다.


일부러 도서관 자리도 내앞으로 했다. 옆에 앉고 싶다고 했지만 더 마주보고 싶다며

앞쪽에 가방을 놓아 두었다.


학기가 끝나갈즈음  수진이는  여름 방학이되면 바다를보고 싶다고 했다.


나 :    “그래 가자 어디로가지 ?

수진 :  응 친구가 주문진 가보았는데 너무 아름답데 !

함께 가자는데 갈까 ?  친구는 남자 친구랑 같이 간데 !


탁트인 바다를 보면 가슴이 뻥뚤릴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여름을 기다렸다.  그러나 우리는 그 여름이 우리에게 잔인한 여름을 선사할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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