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7일 사업 준비 일지
나는 약속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특징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 일할 때 유용하게 써먹는다.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을 있을 때에는 일단 약속을 만든다. 동료에게 언제까지 하겠다고 선언하거나, 공식 미팅을 미리 잡아둔다. 그러면 그 기간까지 어떻게든 해내기 때문이다.
약속을 일의 연료처럼 쓰는 셈이다.
오늘은 스마트스토어 오픈을 약속해 뒀다. 상품 판매 일정을 설정할 수 있어 오늘 오후 세시로 미리 예약해 놓았다. 아침부터 피곤했지만, 아이 등원 후 잠시 바람을 쐬고 돌아와 스마트스토어 오픈에 필요한 일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제품 사용설명서를 만드는데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량처럼 폭주해 버렸다. 손은 제멋대로 움직여서 실수를 연발하고, 숨은 점점 가빠오고, 심장이 쿵쾅쿵쾅 빠르게 뛰었다. 머릿속으로 '왜 이래, 이러면 안 돼'라고 생각하면서도 몸이 제어되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제품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는데, 자꾸 걸리는 먼지 한 톨을 치울 마음의 여유도 없이 손으로 대충 먼지를 털어댔고, 안 되겠다 싶어 물티슈로 테이블을 닦았는데 물이 마르기를 기다리지도 못하고 물자국이 나있는 테이블을 그대로 찍어댔다.
완성도고 뭐고 그냥 끝내기에 급급해져 버린 상황. 콧김이 쉬익 쉬익 튀어나오자 도저히 안될 것 같아 노트북을 덮어 나를 강제종료시켰다. 숨을 고르기 위해 일부러 설거지를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잤다.
데드라인은 잘 쓰면 일을 진행시키고 끝내는 데 도움이 된다. 확실하다.
잘못 쓰면 그저 완성을 위한 완성으로 전락해 버린다. 뒷일은 생각도 안 하고 집착에 의해 비이성적으로 그냥 끝내버린다. 타이트한 데드라인이 필요한 때와 널널한 데드라인이 필요한 때를 구분하는 것도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