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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태욱 Feb 01. 2024

숫자 뒤에 사람이 있었지

디자이너가 하는 일에 대하여

몸과 마음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아무 말 없이 진료 신청서를 툭 던지는 곳과, 친절하게 눈을 맞추며 환자를 맞이하는 곳. 다음에 또 아프면 사람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해 준다고 진료비를 당장 더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누군가는 그것에 위로와 편안함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라. 그렇다면 이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을까.



나 스스로도 당장 지표를 올리지 못하는 시도들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으니 일단 덮어두자.라고 생각하고 넘겼던 것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디자이너는 사람 대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지표 올리는 것도 너무 중요하고, 그들의 편이 되어주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간 숫자에만 너무 매몰될 때가 있었음에 반성을 해본다. 숫자 뒤에 사람이 있었지. 숫자 올리는 게 디자인의 유일한 목표가 될 수는 없음을. 나는 지금 디지털 공간을 사이에 두고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얼마 전에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던 알림톡 메시지를 손보았다. 이걸 하고 나니 그제야 내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 앞으로 적은 리소스를 들여서 고칠 수 있는 것들을 더 고쳐보는 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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