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에 또 검사, 이 병원 후 저 병원, 그리고 기다림
그렇게 나는 또 다시 주치의 찾기에 들어갔다.
주치의를 바꿔야했던 '빡'이 치는 스토리는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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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검사를 했었기에 그 전 주치의에게 모든 의료기록을 달라고 했고, 나는 모두 다 싸들고 새로운 주치의를 찾아갔다. 새로운 주치의는 일단 약을 하나 처방해 주면서 두고 보자고 했다. 처음에는 약이 좀 듣는 듯해서 괜찮아지나 싶더니 이내 또 아파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또 시간을 끌면서 몇 달이 흘렀고, 통증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병원을 다시 찾았더니 모든 검사를 다 다시 해보자고 하셨다.
하... 검사만 도대체 몇 번째인지...
주치의는 피검사를 위한 Lab, 위내시경을 위한 위장 내과, 복부 초음파와 CT 촬영을 위한 영상진단센터, 혹시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니 일반외과 리퍼럴을 내주었다. 이번에는 CT와 외과의사 리퍼럴이 추가된 것이다. 문제는 또 예약잡기였는데, 일부 병원은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지만, 주치의 병원의 간호사가 사정사정해서 겨우 일주일 이내로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또 다시 병원 투어가 시작됐다. 나를 살린 건 위장내과 전문의였다.
전문의와의 첫 상담에서 그는 위내시경은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 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다만 내가 절박한 상황을 거의 울먹이며 설명하자 본인이 CT를 직접 봐주시겠다고 하셨다. 다행히 내가 CT를 찍었던 영상진단센터가 이 위장내과와 연결되어 있던 곳이라, 바로 내 CT 결과를 컴퓨터로 불러올 수 있었다.
수술해야겠네요. 돌멩이가 너무 많아서 담관이 이미 늘어진 상태에요. 외과 의사 누구죠? 제가 직접 전화를 해놓을게요.
세상에... 수술해야 한다는데 이렇게 기쁠 수가 있나.
그 오랜 기간 고통의 원인을 드디어 찾아냈고, 수술만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 마디.
이 정도인데, 그 전 주치의가 괜찮다고 했다구요?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전화를 받은 외과 의사는 얼마 뒤 수술 스케줄을 잡기 위해 직접 전화를 주셨다. 하지만...
그동안 어떻게 그걸 참았어요? 그거 굉장히 아팠을텐데...
근데 지금은 예약이 꽉 차있어요. 최소 두 달은 기다려야할 것 같은데요...
하... 그놈의 꽉 찬 예약. 지겹다 지겨워...
또다시 좌절. 몇 달을 이 상태로 기다려야 하다니... 전화를 끊은 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다시 걸려온 전화. 외과 의사였다.
다음 주에 갑자기 취소된 수술 케이스가 있어요. 당장 수술을 하시겠어요? 지금이 아니면 몇 달 더 기다려야 해요.
물론 너무 무서웠지만, 어차피 해야 할 수술 빨리하고 이 고통도 끝내고 싶었다. 그렇게 지지부진하던 검사와 진단, 여러 닥터와의 상담 끝에 나의 첫 수술은 갑자기 아주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다음 편, 담낭제거 수술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National Cancer Institut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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