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행복

부부일기

by 피츠로이 Fitzroy


“돈과 외양이 훨씬 중요한 사람도 있고 생의 불확실성과 흥분을 함께 누리는 게 더 중요한 사람도 있다.”, 고 김어준 님의 책에서 읽었다.
나와 유야는 돈도 많지 않고 예쁘고 잘 생기지도 않았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주하는 것도 10분 만에 결정하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하는 것도 10분 만에 결정하고, 제주도나 삿포로, 시즈오카 등으로 놀러 가는 것도 10분 만에 결정할 수 있는 무모함이 닮았다. 여행 자금이 있기는 한 건지, 그때 회사 휴가는 쓸 수 있는지, 아니 그곳에 가면 밥 먹고 살 직장 같은 건 구할 수 있는 건지, 이런 건 우선순위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항상 돈보다 사랑이 우선이라 말하며 풍족하게 못 사는 것을 예쁘게 포장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 통장에 얼마 남았네 생각하는 것보다 불확실하고 흥미진진한 내일, 내년, 미래를 상상하는 게 훨씬 신이 나고 살 맛 난다. 적어도 우리 부부는 그렇다. 평생 가난하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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