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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ndernotes Aug 24. 2019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

결혼생활일기4

인생의 모든 것들이 내가 오늘 아침 적어놓은 to-do list처럼 착착 지워지면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은 참으로 많더라.

그중에서도 나는 이 글에서 상대방의 마음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여기에서 상대방은 물론 나의 결혼 파트너를 뜻한다.)


옛 말에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고 하던가,

그 말인즉슨 아무리 노력해도 그놈은 결국 그놈이었더라 정도의 뜻이 아닐까?


나의 경우엔 싸운 후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있어서 나의 남편과 늘 부딪힌다. (그리고 더 나아지고는 있긴 한데 싸움의 패턴은 늘 비슷하다.)


필자의 남편님께서는 싸운 후 먼저 사과하는 법이 거의 없다. 그리고 실컷 싸운 뒤에는(내가 성을 내고 난 후에) 남편은 자신의 입에서 나쁜 말 혹은 험한 말이 나올 위험성을 감지하곤 그것을 원치 않는다며 잠을 잔다.

(사진설명: 잘 잔다. 그것도 아주 잘)


그래. 백번 양보해서 내가 먼저 사과한다고 치자. 그러면 인간적으로 사과 후에 돌아오는 말은 "나도 잘못했어' 여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비록 사소하더라도 싸웠다는 것은 둘 다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고 상대방도 그것에 분명 조금은 기여했으리라 생각되는데 말이다.


그런데 대답이 돌아왔다. "응, 용서해줄게."


으으응...? 용서? 아니, 나를 용서해준다는 말이지? 그럼 나만 잘못했다는 건가?

(사진설명: 더 할 말이 정녕 없다는 말인가?!)


그래. 나도 안다. 이렇게 잘잘못을 따져봤자 그리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그렇지만 나의 상한 기분을 감정적으로 위로해줄 수 없는 인간을 남편으로 둔 나로서는 이것이 내 뜻대로 절대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내 뜻대로 남편이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아아, 이 끝나지 않는 나의 요구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나는 모르겠다. 제발 먼저 백기를 들라!

아마도 이 결혼생활 내내 계속해서 이 문제로 인해서 나는 기분이 상할 것만 같다.


너도, 나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것. 상대방의 마음을 뜻대로 내가 정할 수도 바꿀 수도 없다는 것.

이것을 인정해야만 결혼생활이 조금은 쉬워질 텐데 말이다.


오늘도 결코 쉽지 않은 결혼 후의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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