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남부 스페인에서
워케이션할 집을 방금 계약했다
이번 겨울에는 12월에 한 달, 1월에 한달 - 총 두 달을 머물거라 두 채가 필요한데, 1월에 한국에서 오시는 분들과 머물 집을 방금 계약했다. 스페인 파트너의 도움으로 에이전시를 통해서 직접 컨택했는데, 에어비앤비에는 없는 집이었던 것 같다.
이런 집은 사람들이 많아도 각자의 드나듦이 눈에 듸지 않아서 편하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 워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래서 나는 집을 볼 때 물리적인 구획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공간의 수를 확인한다. 공간이 의미적으로 잘 구획되어 있어야 여러 사람이 같이 있어도 거슬림이 없어서다. 우리의 워케이션 컨셉인 Together Yet Apart (따로 또 같이)를 구현하려면, 마음가짐 뿐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그게 가능한 환경이 중요하다.
지난 스페인 워케이션에서 내가 실수한 부분중에 하나는, 워케이션을 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좋은 뷰가 있는 조용한 동네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자연도 좋지만 많은 참가자들은 차 없이 자유롭게 외출하길 원한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이번엔 2주 동안 전혀 자동차가 필요없는 지역으로 정했다. 주택가라 조용하지만, 걸어서 1분이면 북적한 마리나가 있고, 카페나 샵도 즐비한 동네. 남부 스페인은 겨울에도 온도가 높아서 야외 시간을 보내기가 좋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전 보다 클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낮에는 각잡고 일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해안 산책로는 내가 남부 스페인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에서의 나는 큰 맘을 먹어야 운동을 하는데, 이렇게 집앞에 해안 산책로가 길게 있으면 걷는 것 자체로도 엄청난 운동이 된다. 수십 킬로 산책로가 타일이나 나무데크로 정비돼서 안전하다. 일출과 일몰을 좋아하는 나는 아침 저녁으로 2-3km 는 거뜬히 걷는다. 날씨가 좋아서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종일 보인다. 작년에 여기 머물 때 벼룩시장에서 중고 자전거를 하나를 사두었는데 이번에는 그걸 타고 다녀야겠다.
운동실은 집을 고를 때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이 곳 사람들은 집이 아니라 밖에서 산다고 할 만큼 겨울에도 어디서든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내운동 공간은 꽤 매력적인 요소다. 요가 코치님을 초대해서 수업을 받을 수도 있고, 플라맹고 워크샵도 열 수 있다. 시간에 앍매이지 않고 개인 스트레칭도 할 수 있고. 거실에 있는 (수많은) 의자를 가져오면 워크샵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생활 접근성을 중시하다 보니 최대한 해변쪽으로 내려와야 했고, 자연스럽게 지중해 바다뷰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해변까지 3분이라 일출은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집에서 나가지 않고도 테라스에서 담요덮고 차마시며 보는 일출은 그 자체로 특권이기에. 1월에는 이런 행복을 참아야 하니, 12월 숙소는 바다뷰 우선순위로 찾아보려고 한다.
또, 모든 침대가 싱글이 아닌 것도 아쉽다. 이런 방은 어쩔 수 없이 1인실로 정해야 하고, 가족이나 아주 친한 친구와 동반하지 않으면 그만큼 참가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저택의 경우 좋은 침실일수록 침대는 더블이라 이건 항상 갈등하는 지점이다. 동반으로 참여하는 분을 우대하는 이유는 숙소 때문이다..
간단히 계약한 집을 소개하며 자축하려 했는데, 본의 아니게 긴 글이 되어버렸다. 2025년 1월, 우리와 함께 이 저택에서 2주 간의 워케이션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환영이다. 생활 프로그램, 언어, 이동, 항공권 같은 건 기존 멤버들이 도와줄 예정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난 겨울 워케이션에서 개인적으로 배우고 깨진 게 많아서, 내 워케이션 운영력도 업그레이드가 되었고.
한국과는 다른 따뜻한 지중해의 겨울
여유로운 사람들과 여유로운 삶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아름다운 자연
그 천국같은 시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