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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Sep 03. 2024

두려움이 현실로 실현되는 과정

두려움은 어떻게 우리의 뇌를 마비시키나


경직된 사고란 
단순히 다른 생각을 못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다 
세상을 해석하는 내 전제를 의심하지 않는 것
그것이 경직된 사고다

아래는 작년에 일어난 실제 이야기다. 

한 남자가 급발진으로 무서운 속도로 건물을 박았다.
마침 그의 차에는 페달 블랙박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급발진 사고가 날까 두려워서 달아둔 것이다.

사고 후 그는 블랙박스를 재생해 보았다.
차의 속도가 미친듯이 올라가는 동안 
그의 발은 악셀을 미친듯이 반복적으로 밟고 있었다.
눈으로 보면서도 그런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순간 왜 발을 엑셀에서 브레이크로 옮겨가지 못했을까.
그는 평소에 급발진 뉴스에 특히 예민했다.
혹시 자신도 그런 상황이 될까 항상 노심초사했다.
페달 블랙박스도 그래서 설치했다.

사고 당일, 그는 우회전을 하면서 살짝 속도를 늦추려 했다.
그런데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걸 실수로 엑셀을 밟았다.
 차의 속도가 줄긴 커녕 조금씩 늘어나자
머리속에는 ”급발진“이라는 사이렌이 빠르게 울렸다.
엑셀을 잘못 밟았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자신이 밟고 있다고 생각하는 브레이크를
계속해서 더 세게, 더 세게, 더 세게 밟았다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


이 기사를 접했을 때 나는 소름이 끼쳤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를 너무나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두려움에 집중하면 세상을 그 두려움의 프레임으로 보게 되고, 다른 대안을 살펴볼 수가 없게 된다. 마치 엑셀에 올려진 발을 브레이크로 옮길 생각을 못하듯이 말이다. 


그래서 이별이 두려워 방어적인 되면 그것 때문에 이별을 하게 되고, 아이의 실패가 두려워 과하게 컨트롤을 하게 되면 그 때문에 아이가 실패한다. 병이 걸릴까 두려워 닥터쇼핑을 하는 사람은 자연치유가 되는 병을 억지로 치료하려다 몸이 상한다. 


두려워하지 않아야 전제를 바꿀 수 있고, 전제가 바뀌면 대안이 보인다. 그 대안으로 발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나도 인간이라 몇달에 한번은 두려움으로 잠을 설친다. 


어느날 누구도 날 찾지 않으면 어떡하지? 언젠간 내 통장 잔고가 바닥나면 어떡하지? 세입자를 못 구하면 어떡하지? 부모님이 아프면 어떡하지? 사람이 안 모이면 어떡하지? 나에게 급발진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 등등.. 


이 두려움이란 녀석은 항상 그룹을 지어 다니는지, 한놈이 오기 시작하면 그 날은 줄을 지어 나를 공격한다. 이럴 땐 운동을 하거나, 그냥 자야한다. 종교인이라면 성경을 읽는 것도 좋다. 나는 <신과 나눈 이야기>를 읽는다. 


근본적으로는 두려움이란 버튼을 안 만드는 게 우선이다. 


내가 발을 잘못 올려서 속도가 올라간 순간 ’지금 엑셀을 밟고 있는 건가?‘ 라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으려면, 내 사고를 경직시키는 두려움을 아예 키우지 않는 게 좋다. 


건강하고 싶다면 약 없이도 건강한 사람들을 만나고, 아이가 성공하길 바란다면 아이를 믿어주는 것이다. 나는 경제적인 걱정없이 스페인의 자연 속에서 살고 싶으니까, 돈 걱정 없이 워케이션을 최대한 자주 가야하나..?




말이 나온 김에, 내년 1월에 가는 스페인 워케이션 깨알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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