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주(酒)저리 주(酒)저리-173
우리나라 주류 트렌드를 조사한 「2023년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간되었다. 조금 지난 결과지만 주류 및 전통주에 있어서 소비자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조사한 자료이기에 소비 흐름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전통주 양조장 대표들에게 있어서 동종 업계의 교류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트렌드를 오히려 잘못 왜곡해서 알고 있는 분들이 있다. 또한, 최근 많은 양조장들이 생겨나면서 전통주에 있어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어떠한 술을 소비자가 좋아하고 어떠한 술을 만들어야지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양조장들은 한다. 이러한 부분들이 보고서 내용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과거와 다르게 주종별 음용 비중에서 다른 주류들의 소비는 조금씩 감소하는데 비해 전통주의 음용 비율은 증가하였다. 전통주는 최근 음용 주종, 최선호 주종에서도 상승세를 보여, 소비자 인식 상에서는 전통주 음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프리미엄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프리미엄 막걸리의 경우 지불 의사 금액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프리미엄 막걸리에 대한 지불의사 금액은 평균 4,593원 정도로 21년 3,055원에 비해 약 1,500원 정도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전통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되어 가격이 있지만 그 가격을 지불해서 선택을 할 이유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2023년 주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주류 트렌드는 ‘편의점 구입’(82.2%)이다. 이는 편리함과 접근성 덕분에 편의점이 주류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다음으로는 ‘혼술’(59.3%)과 ‘홈술’(58.4%)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30대 남성은 ‘하이볼 등 믹스주’를, 20대 여성은 ‘혼술’과 ‘홈술’을 주요 트렌드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가성비 좋은 술’(56.3%), ‘도수 낮은 술’(54.3%), ‘다양한 맛’(52.6%) 등이 주요 트렌드로 나타났다.
전통주 업체들이 편의점에서 술을 판매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술들의 특징을 제품에 반영할 필요는 있다. 집에서 소용량으로 마시기 편하면서 가격이 낮고 저도수의 술을 소비자는 원하는 것이다. 최근 양조장에서는 증류주에 대한 관심이 큰다. 하지만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증류식 소주의 도수들은 그렇게 높지 않다. 집에서 하이볼이나 칵테일 형태로 혼술과 홈술을 즐기는 젊은이들은 도수가 낮은 술을 원하기에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맛을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쌀 막걸리를 예를 들면 전체 시장에서 전통적인 쌀 막걸리의 비중은 오랫동안 가장 컸다. 이러한 전통적인 막걸리 시장에서 다양한 맛의 막걸리 인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알밤 막걸리, 유자 막걸리, 바나나 막걸리 등 향을 첨가한 막걸리를 음용하는 비중은 30.5%로 2021년 대비 음용 비중이 증가했다. 물론 전통주 측면에서는 향을 넣지는 않지만 허브류를 넣거나 다양한 농산물을 이용한 막걸리들을 통해 이러한 트렌드를 맞춰가고 있다. 향 첨가 막걸리나 허브를 넣은 막걸리와 같은 다양한 변형 제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전통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일 것이다.
향후 주류 소비 트렌드로는 ‘온라인 구입’(47.1%), ‘구독 경제’(45.7%), ‘친환경 패키지’(45.3%) 등도 주목받고 있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구매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며 디지털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주류 산업에도 반영될 것임을 시사한다. 물론 코로나19 이후 주류 오프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 또는 구독 서비스를 하던 부분들이 주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시장 자체가 사라지거나 그 서비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다른 모습의 형태로 온라인과 구독은 변화할 것이다. 그러한 트렌드에 맞춰 전통주들은 온라인에서의 판매가 가능한 마케팅과 패키지를 만들어야 한다. 유통에 있어 여름의 경우에 소비자에게 제품이 안정적으로 도착할 수 있는 패키지에 대한 방법 고민도 필요하다.
이밖에도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45.3%의 소비자들은 친환경 패키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주류 업체들은 이에 맞춰 친환경적인 포장재의 도입이 필요하다. 과거와 다르게 스티로폼 박스나 보냉팩 그리고 술 포장 포장재(일명 뽁뽁이)를 이용한 술들의 배달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스티로폼을 대신하는 보냉 종이 박스나 친환경 보냉팩 또는 종이 포장재 등 친환경 패키지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다. 물론 기존과 다른 형태의 배송에는 가격 상승의 부담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물건 구매 시 친환경 포장지를 선택사항 형태로라도 우선 추진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주류산업 전체적으로 시장의 구매력, 소비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트렌드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주도 이러한 주류 시장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양조장들이 보고서에 언급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저알코올 및 다양한 맛의 제품, 온라인 구매 플랫폼, 친환경 포장 등의 판매 방법을 통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전통주 소비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전통주은 자본력이 약하기에 신제품에 대한 대규모 프로모션 등을 할 수는 없다. 반면 소비자 중심의 맞춤형 전략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보고서를 양조장들이 읽고 전통주 시장을 살피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구체적인 보고서는 더술닷컴, 우리 술 자료란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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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술에 게재한 컬럼입니다. soollife.com/?p=44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