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풍경은 오래 마음에 머문다.
2022년 여름
섬 따라 제주를 여행했다.
차귀도, 비양도, 가파도.
그저 스쳐간 풍경인데 오래 남아서
'여행스케치' 수업 시간에 그림으로 그려본다.
그림을 그리면서
가파도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다가 그리다가 깜박 잠이 든다.
여기가 어딘가, 여기가 어딘가
둘러보다 얼굴이 희미한 어떤 사람을 만난다
아니 얼굴인지 나무인지 온통 안개가 자욱하다.
가파도 저 하늘 저 구름 아래
빨간 지붕 한적한 마당,
떠도는 바람처럼 잠시 풍경 속에 머문다.
더없이 좋은 날
바라볼수록 그 풍경은 한낮의 꿈처럼 몽롱해진다.
그늘 내린 의자에 앉아
오늘도 여행을 떠난다.
매번 어디선가 길을 잃는 나만의 여행.
이제는 느릿느릿,
길을 잃는 게 두렵지 않은 나이다.
'어반 스케치' 시간에 그려본 풍경. 아직 실력은 멀었지만 기분은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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