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할 수밖에 없는 디자인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빌 게이츠는 스티브 잡스의 멋진 작품은 디자인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단순한 외관이 아니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오히려 무형의 것이다. 사람들의 사물에 대한 경험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나의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풀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0개의 사과가 들어있는 10개의 상자가 있다고 해보자. 이 상자에 있는 모든 사과 개수를 알기 위해서 하나하나 세는 것과 10 곱하기 10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가장 단순한 정보전달 알고리즘은 그 자체로 가장 가치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래서 검색 알고리즘, 내비게이션 알고리즘, 영화 추천 알고리즘의 발전을 위해 전 세계의 it 기업들이 엄청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것과 스마트폰의 기능(유저 인터페이스라고 하는 것)을 디자인하는 것은 둘 다 디자인이라는 말을 쓰지만 그 방식은 너무나 다르다.
사람들은 하나의 작품, 하나의 프로젝트를 만들기 전에 이를 디자인할 수 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제품에 대하여 예측하여 경험할 수 있듯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여 선택할 수도 있다.
하루를 디자인할 수도 있고, 1년을 디자인할 수도 있다. 디자인은 삶에 대한 철학에서 나온다라는 말은 그래서 옳다.
디자인이 없이는 아름다움은 창조되지 않는다.
막 떠오른 새로운 생각은 새벽에 깔리는 안개와 같다.
빨리 붙잡아 두지 않으면 날이 밝으면서 사라져 버린다.
얼마나 많은 메모 해두지 않은 수많은 좋은 생각의 단초들이 바쁜 하루의 일상의 시작과 함께 사라져 버렸던가.
내일부터는 이렇게 할 거야. 운동을 할 거야. 영어공부를 할 거야 하는 생각 역시 삶에 대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제품 개선방식,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한 모든 생각, 디자인을 실행에 옮기지 않고 그냥
생각으로 그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크게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디자인이 구체적이지 않고, 막연하다.
둘째 그러한 실행에 지출하여야 할 시간과 비용이 그 실행으로 인해 얻어질 이익보다 크게 느껴진다.
셋째 삶에 대한 관성 때문이다.
생각에 대한 가치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을 때 이를 소중히 가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생각의 가치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은 행동의 씨앗이고, 좋은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그 행동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생각이 구현된 제품과 서비스는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부를 증식하게도 해주고 결국 인간의 문명은 진화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일반인이 사업을 하지 않고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한다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그러나 크리스 앤더슨이 메이커스라는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개인이 제품을 만드는 것이 쉬어지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3d 프린터로 총도 만들 수 있고, 실제로 인터넷에 3d 프린터로 만드는 총 설계도가 나돌아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중요한 것은 설계도이지 공장이 아닌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디자인이 있다면 이제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식전환과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그럼에도 그냥 그 아이디어, 디자인을 묻어두는 것은 앞서 본 것처럼 삶에 대한 관성 때문일수도 있다.
일상에 변화를 주는 것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고, 설령 하나의 아이디어, 디자인에 대하여 시장이 좋게 평가하더라도 현재의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나의 아이디어, 혹은 문득 떠오른 디자인은 사회 네트워크에 연결되어야 진정한 힘을 얻는다. 그 연결에 대한 플랫폼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은 쉽게 현실화되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구체적인 디자인과 생각 자체가 자신의 하나의 무형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황무지를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그 황무지에서 황금이 나올지 모르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어떠한 생각, 디자인에 투입한 시간과 열정은 어떻게 구체화되고 보관하고 측정할 수 있을까..
나는 하나의 음반, 하나의 책, 하나의 영화와 같이 어느 한 사람의 무형의 산출물을 검색하고, 전시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이 무형의 산출물에 대한 투입시간과 열정과 무관하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러한 무형의 산출물은 사회 네트워크에서 소비되고 유행을 탈 수 있다. 그럼으로써 그 무형의 콘텐츠는 사회에 기여한다.
실행할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생각을 바로 제품화 또는 서비스화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한 것을 말한다.
그렇게 생각을 디자인하려면 단순히 생각을 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사람들은 피트니스 클럽에서 헬스를 한다. 건강뿐 아니라 근육을 키우고 아름답게 몸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혼자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헬스 트레이너에게 운동하는 법을 배우고 규칙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생각한다고 해서 다 같은 생각이 아니다. 나는 생각한다는 말을 여러 가지로 세분화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 문제를 풀기 위한 생각, 관성에 따르는 생각
등등을 구분하여 말한다면 생각을 디자인하기 위한 생각의 경우 규칙적으로 트레이너에 의해서 단련하듯이 생각의 힘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상당기간 훈련을 거쳐 생각을 디자인하고 이를 구체화하면 그 디자인은 시장 혹은 사회 네트워크에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그 시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그 시장을 누가 장악할지 아직 모르지만 그 시장에서의 자신의 브랜드를 갖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고 자신의 브랜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이 세상에 내세울 생각은 무엇인지 고민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