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장마가 어제인데, 이젠 폭염주의보란다.
며칠동안 비에 절어 살았다.
방바닥은 끈적하고, 빨래는 눅눅했다. 마치 사우나에 온 듯한 느낌.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았다.
덜마른 빨래를 개면서 지금이라도 건조기를 사야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며칠 전 본 환경문제, 쓰레기 문제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니 옷을 사는 것, 빨래를 자주 하는 것 뭐 이런 것들이 지구를 너무 괴롭힌다 싶었다. 에너지가 참 문제라는데.. 편리하다는 이유로 에너지를 참 막 쓴다.
뭐 이런 저런 말을 하지만,
건조기가 비싸고, 사는 게 귀찮고, 집이 좁고. 뭐 현실적인 이유를 이상적인 이유로 덮었다.
결국 버티다 버티다 에어컨을 가동시키고야 편한 잠을 잤다. 그것도 엄청난 에너지를 쓰는데 (쓴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나온 에어컨은 확실히 에너지가 덜 먹더라. 아낀다고 삶의 질을 포기해 버리는게 과연 현명한지. 이럴 때는 지구보단 나. 참 논리가 비루하다.
어제부터 햇빛이 조금 보이더니 오늘은 완전히 쨍쨍.
낮에 일이 있어 잠깐 나갔던 거리는 찜통이었다.
일본에서는 아침 기온이 40도라는데.. 고작 32도에 호들갑 떠는 내 자신이 좀 우습기도 하고. 이것도 기후변화때문일텐데 결국 에어컨을 이용해서 그 체감을 덜어내고 있으니, 완벽한 재앙이 되기 전까지는 위기감은 오지 않을 듯 하다. 나도, 다른 사람들도. 정말 이러다 지구의 종말이 올려나? 젠장.
하루 종일 에어컨과 같이 살 수 밖에 없겠더라.
뉴스를 보면서 바다에 몸을 담그는 사람들 참 좋겠다 싶기도 하고, 모래가 붙어 있고, 소금기에 끈적한 그 느낌이 생각나 찝찝하기도 하고. 밀양의 얼음골이 보이지 않는다는 뉴스는 참 서글프더라. 기후변화가 정말 턱끝까지 온 것 같은데 역시나 위기감은 없다. 이러다 블랙아웃이 되면 우리의 불만은 어디로 향할까? 절대로 에너지를 낭비(?)한 우리에게는 오지 않을 듯. 아마도 한전이나 원전, 탈원전, 대체에너지 뭐 이런 쪽으로 화살이 날라가겠지? 그것도 웃기네.
요 며칠만큼 날씨 방송을 열심히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다음 주는 태풍도 온다지? 게다가 또 장마 전선이 온다는데, 최저 온도가 25도라고 한다. 그럼 무더운 거겠지? 이번 달 전기 요금 볼만 하겠네. 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