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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짱이 지샘 Jan 04. 2019

돌봄 교실은 신청해야 하나?

아이의 방과후 사생활

  다음 주면 본격적으로 1학년 가입학이 시작된다. 취학통지서와 함께, 우리 마을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 안내 책자, 예방접종 통지서, 교육급여 및 교육비 신청 안내, 범정부 공동 수요 조사지, 가입학식 안내장, 돌봄교실 신청서를 마을 통장에게서 받게 된다.

  그리고 가장 관심 가지게 되는 것이 돌봄 교실 신청일 것이다.  돌봄에는 초등 돌봄 교실과 지역아동센터로 나뉠 수 있다. 초등 돌봄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방과 후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운영기관이 초등 돌봄 교실을 설치한 초등학교이다. 입학하는 학교 주관인 것이고 학교 일과가 마치는 오후 5시까지가 대부분이다. 저녁 돌봄도 있지만 신청자가 거의 없고 저녁 급식을 제공되지 않는다.  지역아동센터는 주관이 지역아동센터이고 이용대상은 만 18세 미만 아동으로 소득 및 돌봄 필요성이 확인되는 초, 중학생 중심으로 이용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최대 저녁 7시까지 저녁 급식을 제공한다. 둘 다 이용료는 무료이다.  초등 돌봄 교실을 신청하려면 가입학식 때 반드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밖에도 청소년 방과 후 아카데미, 아이 돌봄 서비스 등이 있다. 자세한 것은 안내책자와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방과 후 포털 시스템(http://www.afterschool.go.kr)


지역아동센터 중앙지원단 홈페이지(http://www.icareinfo.go.kr)

  그렇다면 초등 돌봄 교실을 신청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건이 된다면 신청하는 것이 좋다. 신청 조건에는 교육비 지원 대상 가정, 한부모 가정, 맞벌이 가정이다. 그리고 올 해는 방과 후 학교 연계형 돌봄으로 초등 6학년까지 저소득층, 한부모, 맞벌이 가정 학생 중 방과 후 학교에 참여하면서 오후 돌봄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초등 돌봄에서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오산이다. 이는 차근차근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초등 돌봄 교실의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1학년 학생을 기준으로 보통 30 학급 이상의 큰 학교는 학생들 급식시간이 나뉘어 있다. 보통 저학년이 3교시(11시 30분 정도)를 마치고 급식을 먹으러 간다. 고학년은 오후 일과가 많기 때문이 4교시(12시 30분 정도, 학교마다 상이할 수 있음.)에 급식을 하고 오후 일과를 한다. 그렇다면 1학년 아이들은 1교시 마치고 우유를 먹고 나면 3교시 마치고 점심시간이다. 일과를 마치고 방과 후 학교를 가거나 학원을 마치고 집에 가서 부모와 오후 6시 또는 7시에 만난다고 쳐도 12시 전에 점심을 먹고 저녁까지 시간이 길다.  초등 돌봄의 최대의 장점은 수업을 마치고 학교 안에서 아이가 실내화도 벗고 쉴 수 있는 공간과 간식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간식도 신선한 과일이나 떡, 요구르트 등 다양하게 제공되는 편이다. 한마디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간식을 먹고 5시까지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고 친구들과 놀기도 한다.  5시 이전, 원하는 시간에 학원을 가거나 집에 가기도 하고 방과 후 수업을 받으러 가기도 한다. 엄마가 간식을 챙겨주고 학원 보내 줄 것을 대신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돌봄교실을 거기까지이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돌봄 교실에서 더 공부를 한다거나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돌봄 교실 교사는 학교에서 채용된 계약직이고 정규 초등교사가 아니다. 또한 돌봄에 오는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업이 될 여지가 많지 않다. 또한 돌봄 교실에 요즘은 아이들이 많아서 좁은 공간에 있으면서 갈등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돌봄 교실 교사는 이를 관찰하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지켜본다. 또한 간식을 챙겨주고 아이마다 다른 하교 시간을 맞춰주는 것만으로도 빠듯하기도 하다. 따라서 초등임용을 거친 담임교사만큼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냥 간식을 챙겨주고 시간 맞추어서 방과 후, 학원에 보내주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5시까지 아이가 안전한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준다면 신청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돌봄 교실에서 특기를 지도한다거나 특성화된 수업을 배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첫째를 2학년 때만 돌봄 교실을 신청해서 보냈었다. 1학년 때는 근무하는 학교에 딸이 입학하게 되어 딸과 같은 학교에 근무했다. 아이와 같은 학교에 있기 때문에 내가 챙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나는 고학년 담임이었고 아이가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가기 전까지 갈만한 곳이 없었다. 학교 도서관 정도. 그리고 언제 학원차를 타는지 방과 후 수업을 잘 가고 있는지 걱정스럽지만 챙겨 줄 수 없었다. 같은 학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2학년 때는 돌봄을 신청하고부터는 아이도 일과를 마치고 돌봄에 가서 간식을 먹고 방과 후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다시 와서 돌봄에 가서 쉬기도 하고 미술학원차를 타러 나가서 학원을 갔다가 집에 갔다. 훨씬 걱정이 덜어졌다. 그것만으로 다행이었으나 아이는 어쩌면 다시 교실에 갇히게 된 것일 수 있다. 수업을 마치고 마음껏 운동장을 나가서 놀 수도 놀이터에 갈 수도 없다. 관리하에 있어서 안전하기는 하지만 아이의 자유로운 시간, 제일 중요한 시간일 수도 있는 창의력을 키우는 시간을 없애는 것일 수도 있다.  엄마가 일을 하지 않고 챙겨줄 수 있다면 집에 와서 쉬었다가 놀이터에 가서 더 놀 수도 있고 1학년 때 제일 중요한 한글 공부를 보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돌봄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학교 공부를 보충하지도 같은 반 친구랑 어울려 놀 수도 없었다.  

  본인이 아이의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를 생각하고 신청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둘째도 맞벌이 가정으로 돌봄교실을 신청할 예정이다. 물론 신청한다고 돌봄에 되지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된다는 가정하에 돌봄에서 간식을 먹고 가까운 태권도나 영어학원을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스케줄을 짜 볼 예정이다. 아직 나에겐 마냥 어리기만한 둘째가 초등학교에 가서 돌봄과 학원을 알아서 갔다가 올지도 걱정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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