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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03. 2024

복수는 나의 것, 오자서-2

사마천의 사람들

태자 건과 장군 광 - 소인배는 경거망동하고 영웅은 때를 기다린다.



송나라에 도착한 오자서는 송나라에 터진 난을 피해 태자 건과 함께 정나라로 거처를 옮긴다. 정나라 왕(정공)과 신하들은 건을 잘 보살폈다.


하지만 오사의 가르침이 부족했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그릇이 아니었는지 건은 멍청한 처신으로 명을 재촉하고 만다. 


망명객답게 정나라에 오래 머무르기가 미안했는지 건은 진나라로 이동하는데 이때 진나라 왕(경공)이 태자에게 은밀한 제안을 던진다.


"너 나하고 일하나 같이 하자."


그의 제안은 진나라가 정나라를 칠 것이니 정나라 사람들의 신뢰를 얻은 건이 내부에서 호응하라는 것이었다. 정나라를 접수하면 건의 구역으로 떼어 주겠다는 당근책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스파이의 자질이 부족했던 건은 정나라에 돌아온 후 음모가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고 만다. 별 것도 아닌 일로 시종을 죽이려 했는데 문제는 그 시종이 건이 스파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개죽음을 당할 필요가 없었던 시종의 밀고로 이승에 안녕을 고한 태자 건. 오자서는 그의 아들 승을 데리고 오나라를 향해 죽어라 도망친다.


추격자들이 턱밑까지 쫒아온 상황에서 강을 만난 오자서. 그를 향해 다가오는 나룻배 한 척.


"이 검은 백금의 가치가 있습니다. 사례로 받아 주십시오."


무사히 강 건녀편에 도착한 오자서는 진심을 다해 어부에게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어부는 쿨하게 사양한다. 


"초나라가 당신에게 내건 현상금이 얼만데 이것으로 퉁칠라고 하슈? 걍 넣어 둬유."


고생고생하며 오나라에 도착한 오자서. 장군 광과 인연을 맺고 오나라 왕 요를 알현하게 된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양잠업에 종사하는 국경 지대 주민들 간의 충돌로 인해 초와 오 두 나라 사이에 국지전이 발발하고 광이 출격해 사태를 평정하고 돌아온다. 오자서는 지금이 초나라를 격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알고 오나라 왕에게 재출병을 건의하지만, 장군 광이 이를 냉정하게 자른다. 


"전하, 오자서는 부친과 형제를 죽인 초나라에 대한 복수심에 눈이 어두워 사태를 정확히 읽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지금은 역부족이옵니다."  


오자서는 장군 광이 야심가임을 눈치채고 물러나 건의 아들 승과 함께 시골에 은거하여 때를 기다린다. 



은둔 생활 5년 후, 불구대천의 원수 초 평왕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본시 며느리가 될 예정이었으나 가로채기 신공으로 후궁으로 삼아 버린 진나라 여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진(소왕)이 왕위를 계승하게 되었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초나라가 평왕의 장례 시국에 돌입하여 어수선하자 오나라 왕 요가 공격을 명한다. 하지만 초나라라고 초파리 IQ를 가진 자들만 있지는 않았으니 오히려 반격을 당해 퇴로가 끊기고 만다. 


대규모 병력이 빠져나가 텅 빈 오나라 왕궁. 기회는 찬스임을 알고 있던 장군 광이 왕을 죽이고 권력을 찬탈하니 그가 바로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긴 합려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너를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쓸쓸히 노래를 부르고 있던 오자서는 합려의 부름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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