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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 Oct 06. 2022

내가 보려고 정리하는 <스틱!> 6가지 법칙

콘텐츠 마케터가 읽은 '찰떡같이 달라붙는 메시지' 법칙들

‘옆 나라에 신혼여행 갔다 장기매매당한 썰’ 같은 도시괴담은 기억에 오래 남는데, ‘좋은 제품을 놀라운 가격에 팔아요!’라는 우리 메시지는 왜 금방 묻힐까? 어떻게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만들까 고민하다 <스틱!>을 찾아 읽었다.


2007년에 처음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나게 팔린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수백 수천 개의 스티커 메시지를 골똘히 들여다보면, 단순성 / 의외성 / 구체성 / 신뢰성 / 감성 / 스토리라는 여섯 개 공통점이 있다!’라는 말이 너무 뻔하게 느껴져서일까. 이름만 유명한 마케팅 책에 많이 낚여와서 걱정이 되었나 보다. 하지만 이 책은 진짜였다.


콘텐츠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 400페이지가 넘을 만큼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가 많다. 아래는 내가 두고두고 보려고 나에게 중요한 내용만 요약한 것이다. 내가 해석해 덧붙인 내용은 원문과 조금 다를 수 있다.




✅ 원칙 1. 단순성

메시지는 반드시 간결해야 한다. 인간이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메시지의 핵심을 발굴해야 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다. 유쾌한 고객 응대 같은 장점도 있겠지만 이 카피에는 넣을 수 없는 정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던’이라는 마을에서 112%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지역 신문 <데일리 레코드>. 창립자는 오직 ‘이름, 이름 그리고 또 이름’을 강조했다. 옆 도시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사건보다 지역 사람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는 것이 중요하니까.


좋은 비유를 활용할 수도 있다. 디즈니랜드에서는 직원들을 ‘배우’라고 부르는데, 이는 디즈니랜드 안에서 ‘배우’들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수많은 상황에서 지침이 되어 준다.



✅ 원칙 2. 의외성

예상을 깨뜨려라. 그러면 사람들이 우리의 메시지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인클레이브 미니밴 광고. 전형적인 자동차 광고로 보이지만, 안전벨트를 꼭 매라는 공익 광고다. 이 광고는 외출에 대한 우리의 도식, 사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우리의 추측을 깨 놀라움을 전한다.


상식을 벗어나는 비범한 스토리를 쓰자.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비싼 가격을 잊게 하는 뛰어난 고객 서비스로 유명하다. 노드스트롬은 “효율성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고객들을 행복하게 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몇 가지 스토리를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다른 백화점에서 산 선물을 기꺼이 포장해준 노디(노드스트롬 직원)’.


미스터리의 힘은 엄청나다. 추리소설을 전개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해보자. ‘토성의 고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질문을 던지고, 가설을 하나씩 파헤치며 흥미진진함을 유발하는 과학 기사처럼. 결론인 ‘얼음으로 뒤덮인 먼지’를 두괄식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재미있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지식에 대해 지나치게 믿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지식에 공백이 있다는 걸 지적하면,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이 집중력을 발휘할 것이다. ‘작고 간편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자’ 대신 ‘휴대용 라디오를 만들자’고 한 소니의 이부카, 냉전 시기 국가 방어에 집중하자는 흔한 메시지 대신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지구로 귀환하도록 하는 목표에 전념하자’고 연설을 마무리한 케네디를 참고하자.



✅ 원칙 3. 구체성

우리는 말을 너무 어렵게 한다. 우리에게는 당연한 이야기가 듣는 사람에겐 처음 생각해보는 주제일 수 있다. 지식의 저주를 깨뜨리자.   


이솝 우화의 ‘신 포도 이야기’. 전 세계 사람들이 아는 유명한 이야기다.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이래라저래라 설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이야기라 많은 이들이 오래 기억한다.


구체성은 우리의 두뇌를 자극하고 집중하도록 돕는다. ‘당장 생각나는 하얀색 물건을 15초 동안 적어보세요’ vs. ‘냉장고 속에 들어 있는 하얀색 물건을 15초 동안 적어보세요’. 냉장고 속으로 범위를 한정했음에도 비슷한 개수의 물건을 적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자연보호협회에서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후원금으로 지켜야 할 땅을 산다. 그런데 땅은 너무 비싸고, 땅을 산다는 개념도 모호하다. 이들은 ‘풍경을 지킨다’는 이야기로 구체성을 만들었다. 참나무가 심어진 사바나에 ‘해밀턴 황야’라는 이름을 붙이고, ‘해밀턴 황야를 보호합시다’라는 구체적인 메시지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자꾸 잊는다. 추상적인 말들이 자꾸 나오겠지만, 구체적인 언어로 쉽게 다시 써야 한다.



✅ 원칙 4. 신뢰성

빌 게이츠 같은 유명한 사람이 아닌, 내가 하는 말을 믿게 하려면? 반 권위적인 사람들의 신뢰성을 끌어오자. 이야기엔 내적 신뢰성이 필요하다.


헬리코박터균이 위궤양의 원인이라는 걸 지적한 의학자, 베리 마셜과 로빈 워런. 그들의 말을 처음엔 아무도 믿지 않았다. 그들이 유명하거나 권위 있는 의학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셜이 직접 헬리코박터균을 마셔 위궤양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고, 스스로를 치료하는 파격적인 행위를 하자 많은 후속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들의 주장에 증거가 만들어졌다.


군중은 새로운 메시지를 쉽게 의심한다. 평생에 걸친 학습과 신념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명인사, 전문가 없이 외부에서 권위를 끌어오려면 반 권위적인 사람들로부터 신뢰성을 이끌어내면 된다. 흡연의 유해성을 알리고자 흡연으로 큰 병에 걸린 사람의 말을 광고로 전하는 것이 그 예시다. 책의 사례는 당연히 외국의 것이지만, 우리에게는 더 기억에 남는 공익광고가 있다. 이주일 코미디언의 '담배는 독약입니다'.

 

메시지에는 반드시 ‘내적 신뢰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도시전설이 힘을 얻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말을 퍼뜨리며 청중이 잘 아는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살을 붙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한 배달 업체가 ‘우리는 맡은 일의 98.84%를 정해진 시간에 안전히 배달한다’는 말 대신 ‘우리는 당신 동생이 치른 수능 시험지를 안전하게 배달했고 답안지를 교육청까지 전달했다’는 말로 신뢰를 얻었다.


생생한 디테일을 묘사하고, 추상적인 개념은 적절한 비유와 실감 나는 체험으로 신뢰를 얻을 수도 있다. 통계 속 숫자는 숫자 자체가 아닌, 숫자들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줄 때 힘을 얻는다. 팝콘 한 상자에 37그램의 포화지방이 들었다는 건, 좋다 나쁘다 이해하기 어려운 정보다. 이걸 ‘하루에 먹는 식사, 베이컨과 달걀, 빅맥과 감자튀김, 스테이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지방이 많이 들었다’고 말하면 확 와닿게 된다.



✅ 원칙 5. 감성

감성이 담긴 메시지는 행동하게 만든다.


마더 테레사가 말했다. “나는 대중을 위해서라면 행동하지 않겠지만 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발 벗고 나설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이 말처럼 행동한다. 개발도상국 아동들의 절박한 처지를 통계(300만 명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등)로 보여주기보다, ‘아프리카 말라위에 사는 일곱 살짜리 소녀 로키아가 겪는 끔찍한 굶주림과 가난을 이겨내도록 도와주세요’가 더 많은 금액(평균 1.14달러 → 평균 2.38달러)을 기부하게 한다. 놀라운 건 그다음이다. 통계와 로키아의 이야기를 모두 전달했더니 평균 1.43달러를 기부했다는 것이다. 둘을 합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추상적인 이득이 아닌 개인적인 이득을 강조하라. ‘우리 제품은 안심하고 쓸 수 있다’와 ‘우리 제품을 쓰면 당신은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차이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썼을 때의 이득을 직접 연상해보게 하면 더욱 효과가 오래 남는 광고 메시지를 쓸 수 있다. 물론 구체성의 원칙도 함께 활용해야 한다.


매슬로 피라미드는 이미 유명한데, 이 중에서도 자기 존중(성취, 유능함, 인정받기 등)을 활용하면 동기부여 메시지를 쓸 때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인센티브를 주면서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는 말보다 ‘이 돈은 당신이 회사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음을 인정하기에 주는 것이다’라는 말이 더 인상 깊다.


스탠퍼드 대학의 제임스 마치 교수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릴 때 두 개의 기본 모델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모델은 결과를 계산한다. 가성비 등을 고려해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전형적인 의사결정 모델이다. 두 번째 모델은 인간이 정체성에 기초해 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한다.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 이건 어떤 상황인가?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질문하고 답한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나’가 할 법한 행동은 무엇일까?



 ✅ 원칙 6. 스토리

감동을 주는 스토리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도록 말하라   


스토리는 뇌를 위한 시뮬레이션이다. 우리의 뇌는 어떤 사건이나 일의 순서를 상상할 때, 물리적으로 활동할 때와 같은 영역에 자극을 받는다. 레몬주스를 마신다고 상상하고 물을 마시면 침이 더 많이 분비되는 것도 그 예시다. 반대로, 물을 마신다고 생각하며 레몬주스를 마시면 침 분비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좋은 스토리를 발굴해 퍼뜨리자. 비만으로 건강이 심각하게 위험했던 사람이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좋은 예시다. 이 광고 제작자는 광고를 본 오프라 윈프리에게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정작 서브웨이 마케팅 부장은 ‘다른 패스트푸드점도 저런 거 많이 했는데, 패스트푸드는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라며 반대했다나.


그리고 이 서브웨이 스토리는 <스틱!>에서 강조하는 다른 체크리스트에도 맞아떨어진다.

- 단순하다: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어라. 몸무게가 줄 것이다.
- 예상을 깬다: 패스트푸드로 100kg를 빼다니! 패스트푸드는 다이어트에 나쁘다는 도식을 파괴한다.
- 구체적이다: 이전에 입던 바지의 커다란 사이즈, 엄청나게 줄어든 몸무게, 특정 샌드위치를 이용한 다이어트.
- 믿을 만하다: 어마어마하게 살을 많이 뺀 사람, 그 자신의 경험 이야기.
- 감정적 반응을 일으킨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수많은 대중이 아니라,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다이어트한 한 사람의 이야기다.
- 스토리가 있다: 승리를 거둔 이야기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준다.  

* 책 내용과 관련 없는 정보지만, 이 모델은 2015년 아동포르노 혐의로 구속되었다고 한다. 티타임즈 기사에서는 서브웨이의 매출 하락 이유 중 하나로 모델 이슈를 들고 있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은 우리를 감동시키는 스토리 때문이다. 이 책은 작가들이 쓴 것이 아니고, 수많은 스토리를 수집한 것일 뿐이다. 이 책이 담은 이야기의 80%는 도전 플롯, 연결 플롯, 창의성 플롯을 활용하고 있다. 독자들을 고무시키고 용기를 심어주는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다.

- 도전 플롯: 다윗과 골리앗. 거대한 난관을 이겨낸 사람들 이야기. 행동을 격려한다.
- 연결 플롯: 사람 간의 관계. 인종을 넘은 우정, 로미오와 줄리엣 혹은 타이타닉 같은 로맨스. 크리스마스 파티 연설 같은 데 어울린다.
- 창의성 플롯: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다는 뉴턴 이야기. 문제를 뛰어난 창의력으로 풀어낸 이야기. 우리가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해보고 싶어 지도록 만든다.


스토리는 ‘지식의 저주'를 물리칠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단순한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어렵지만, 사람들을 고무시키는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



☑️ Tip. 스티커 메시지에 대응하고 싶다면?   

한때 맥도날드에서는 ‘햄버거 고기에 지렁이를 사용한다’는 스티커 소문이 돌았다. 이걸 단순히 ‘말도 안 되는 소문이다’고 말하면, 이미 사람들에게 달라붙은 ‘햄버거 패티=지렁이’ 메시지를 뗄 수 없다. 더 강력한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자. 1992년 맥도날드 CEO 레이 크록의 접근법을 참고할 수 있다. “우리는 햄버거 패티에 지렁이 고기를 쓸 재정적 능력이 없습니다. 햄버거 고기는 1파운드에 1.5달러지만 지렁이는 파운드당 6달러나 합니다!”



저자는 책의 막바지에 도달해서야 메시지 작성법을 5가지로 요약한다.


유용하고 오래 남는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고 싶다면 청중들을 다음과 같이 만들어라.

- 관심을 끈다: 의외성
-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게 한다: 구체성
- 동의하고 신뢰하도록 부추긴다: 신뢰성
- 각별히 여기도록 자극한다: 감성
- 행동을 유발한다: 스토리

’사람들이 내 메시지를 이해할까?’라고 묻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구체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라. ‘사람들이 내 메시지를 각별히 여길까?’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그것은 감성적인가? 사람들의 분석 모자를 벗기거나 혹은 연민을 느끼게 하는가?’라고 자문해야 한다. (…) ’간단한’ 메시지는 의사소통 과정 전반에 도움을 주며, 특히 청중이 메시지를 이해하고 행동에 옮기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 421p


이 이야기가 가장 앞에 나왔다면 ‘에이 또 뻔한 이야기 하네’ 책장을 덮었을 거다. 좋은 이야기를 와닿는 방법으로 전한 저자 형제에게 박수 짝짝짝! 이 책 덕분에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업무 관련 유명한 책이라면 속는 셈 치고 읽어봐야겠다. 많이 속았지만… 속을 각오로 읽어야 이런 좋은 책도 찾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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