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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atingmind Jan 31. 2017

실리콘밸리에 산다는 것은

우버를 타다

  미국은 한국과 다른 점이 많다. 특히 미국의 대중 교통은 정말 낙후 되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처럼 싸지 않다. 땅이 워낙 넓어서 대중교통이 발달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나마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도시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는 대중교통의 여건이 아주 좋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과 비교하면 안된다. 한국처럼 빠르고 깨끗하고 저렴한 대중교통을 기대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택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처럼 언제 어디서든 손만 뻗으면 택시를 잡아탈 수도 없거니와 요금도 싸지 않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택시인 우버로 인해 이곳 베이지역의 교통여건이 개선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일반 택시 요금의 절반 정도 금액에 팁을 주지 않아도 되니 미국인들에게는 이 얼마나 신세계인가! 그리고 일반 택시의 경우 미리 전화로 예약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약속된 시간에 제대로 올까라는 불안감도 함께 했는데 우버는 핸드폰으로 목적지만 찍으면 몇 분안에 와주니 너무 편리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우버 풀이라는 것을 이용하면 더욱 저렴하다. 우버풀이란 비슷한 방향의 손님을 더 태우고 비용을 줄이는 식 즉, 우리나라로 치면 합승과 같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대중교통. 왼쪽은 muni라는 전차인데 일종의 버스이다. 오른쪽은 Caltrain이라는 기차 또는 국철이다. 이외에도 일반 버스, 케이블카 등등 다양한 대중교통이 있다.


  나의 경우 미국에 와서 살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우버를 자주 이용하게 되었는데 우버는 일반 택시와는 느낌이 다르다. 일단 다양한 인종의 기사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 또한 재미있다. 러시아, 파키스탄, 네팔, 흑인, 백인 기타 등등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짧은 드라이브 시간 동안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다. 한 번은 네팔인 기사분을 만났는데 그 분은 미국에서 10년을 생활했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미국 생활이 좋은가라고 물으니 그는 곧 바로 "No" 미국 생활이 힘들고 쉽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네팔로 돌아가려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의 비싼 물가와 네팔에 비해 여유롭지 못한 생활이 싫단다. 오늘은 아리조나 출신의 전형적인 미국인 기사분을 만났는데 아주 경쾌한 음악과 경쾌하고 유머있는 말투로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또 한번은 이란 기사분을 만났는데 인도풍 음악을 틀고 맛있는 이란 식당을 추천해 주기도 했다.

  우버는 일반적인 택시와는 다르다. 기사 개개인이 우리나라로 치면 개인택시 즉, 개인사업자 혹은 원하는 시간에만 할 수 있는 프리랜서 개념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기사도 승객도 가는 길까지 편하게 대화도 나누고 음악도 듣는 마실같은 분위기랄까... 어쨌든 짧지만 기분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우버가 불법이다. 아마도 택시 회사들을 배려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난 우버가 좋다. 합리적이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나눌 수 있는 공유 경제, 남는 시간과 승용차, 그리고 어딘가를 가야하는데 차가 없는 이와의 공유 정말 합리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기사분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우버 기사분들 중에 일반 택시 기사를 했던 분들도 종종 있는데 그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기분 좋게 일하니 타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지 않겠는가!


  결국 이 모든 것은 사람이다! 혁신도 결국 사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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