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sed Bunny
정보라 소설집
아작
이번 달 독서모임 토론 도서다.
보통 책을 읽으면 후기를 적는다.
그런데 이 책은 어떻게 후기를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10개의 단편 소설을 모아 놓았다.
각각의 이야기는 장르가 전혀 다르다.
보통 소설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에 동의하여 안타까워하고 응원하게 된다.
그런데 이 소설들은 내가 응원을 하는 것이 맞는지. 주인공이 살아남기는 하는지.
마지막까지 읽어야 알 수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읽는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내용도 있지만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전혀 감이 안 잡히는 단편도 있다.
나의 생각과 상상 범위를 벗어난다.
가장 안타까운 이야기는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다.
자신과 결혼해야 할 남자의 저주를 풀기 위해 죽을 고비를 겪었는데, 돌아오는 건 그 사람들만의 욕망만 남았다.
자신이 사람을 잘못 파악한 것도 있지만 지난 경험을 통해서 배우지 못한 그 사람들이 안타깝다.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욕망을 경고하는 내용도 있다.
미래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인간이 만든 피조물을 물건처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고다. '안녕, 내 사랑'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환상특급'이라는 시리즈가 생각났다.
나이가 좀 있어야 알 수 있다.
뭔가 신기하고 무서우면서도 묘한 상상력을 가지게 했었다.
요즘 시리즈와 비교한다면 '기묘한 이야기'와 '블랙미러', 넷플릭스 시리즈 '러브 데스 로봇'과 비슷하다.
SF와 스릴러,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가가 있다는 게 신기하다.
대부분의 사람의 생각과 이해력, 상상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기야 다른 나라에도 특별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우리나라라고 없겠나. 그동안 인정을 못받았을 수도~
여튼 출판 환경도 좋게 변하고 있는것 같다.
새로운 상상력을 가진 작가들이 더 늘어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