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피셔 Jun 10. 2018

필름 카메라가 '허세'예요?

허세가 뭔데..?

  

"난 '유행'이란걸 만든 사람을 때려주고 싶어" - 영화 '팬텀 스레드'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나를 본 사람들은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어떤 아저씨는 내 카메라를 보더니 "요새도 이런 카메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네"라며 날 반가워했다. 카메라를 자세히 보던 아저씨는 카메라 기종이 뭐냐고 물어보다가 한번 만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 전 아저씨는 나에게 이 카메라 버리지 말고 앞으로도 오래 쓰라고 했다.


   반면, 어떤 동생은 '필름 카메라' 자체가 허세라고 단언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있어 보이려고 들고 다니는 거라며. 스마트폰도 있고 DSLR도 있는데 굳이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닐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 동생은 최근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LP 수집에도 비난의 말을 늘어놓았다. LP 수집이야 말로 진정한 허세라며.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와 추측때문에 상처를 받죠" - 영화 '팬텀 스레드'


   도대체 '허세'란 뭘까. 몇 년 전 어떤 사람은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다니는 누군가를 보고 '허세'라 말했다. 필름 카메라를 욕하던 동생과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욕하던 그 사람들에게 허세란 어떤 의미일까? 어떻게 생각하고 있길래 경멸하는 걸까. 예전 페이스북 시대에서는 타임라인에 조금만 감성적인 글을 쓰고, 의미심장한 말만 써도 '허세가 아닐까' 눈치를 봐야 했다. 오히려 지금 '인스타그램' 시대가 오니 이런 '감성 글'들에 관대해진 듯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허세가 뭔지. 모든 건 다 자기만족이다. 내가 필름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던, LP를 수백 장 사던 다 내가 만족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들이다. 자기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한다고 그 사람들을 모두'허세'로 치부하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작위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 그 사람들이 말하는 '허세'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개성들과 취미를 죽였을까.

"그거 허세야" 한마디로 세상이 점점 재미없어진다.


혹시 당신이 그랬다면, 반성하시길.


"당신은 휴식이 필요해요" - 영화 '팬텀 스레드'


Written By. 낭만피셔
Photo By. 낭만피셔
Instagram : @romanticpisher
매거진의 이전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