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쇼새우와 과실나무

자신의 인생에 열린 아들이라는 열매

by 낭만민네이션

집앞에 홍짜장이 있다

맛도 좋고 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색다른 맛으로 별미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일하는 건물이

...

저 고추나무 내가 심었다

온갖화단에 피어난 꽃들을 보면서

어머니의 솜씨를 엿본다


어릴적 해남 땅끝에서

동생들 등에엎고 논농사며

밭농사며 처녀의 손아귀는

매일 흙탕물에

빨래물 속을 넘나들며

삶을 살았겠다.


그 시간이 나에게

오롯이 저 화단에 심겨진 나무들의

가비런함 속에 투영되었다


안녕하세요!

네 어서오세요!

아 아드님하고 같이 오셨구나!


어머니는 아들하고 같이 다니시는것을

요즘들어 부쩍 좋아하신다


아들에게 하는 칭찬이 곧

자신에게 하는 거라고

여기시는 것 같았다


화단에 심겨진 나무처럼

자신의 인생에 심겨진

자신나무가 주렁 주렁 열리는게

기쁘신가보다


나는 항상 부족하고 게으른 아들인데

그런 아들에게 한끼라도 따뜻한 밤

지어주시려 일주일에 한번 그래도

집에서 먹는 날이 오면

진수성찬.

나랏님이 안 부럽다.


깐쇼 새우 주세요!

홍짬뽕도 하나요!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여기를 오면 늦는 것도 알았다

그렇지만

토요일 또 혼자

집에서 물에 밥 말아서 드실 어머니를 생각하니

막상 발 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의 시간은 잠시 멈춰두고

어머니의 시간으로 들어갔다

...

어느순간부터 였을

물질적인 만족감으로는 도저히

이 세상에서 효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랑의 언어

함께 있음.

으로 부모님의 인생에 찾아가기

시작한 때.


우리가족은 다시 탄생하고 있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모든 가치들

그 가운데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족이라는 가치.


나는 부모님께 배울것이 많았다

아직도 삶으로 보여주고 계신

그 인생의 여정들

...


나무가 자라기 위한 텃밭의 흙들처럼

...

무럭무럭 나에게 공급해 주시는

인생의 의미.


아 이거 맛있네!


어머니도 나도 깐쇼새우는

처음 먹어본다


독특한 별미.

14000원에 행복을 느꼈지만.

14000원보다 더 깊은 함께 있는 시간의 행복이란.


나는 참새방앗간처럼

그간의 일들을 주저리주저리

풀어 놓았다


어머과일나무에 풍성히 열린 열매들을 만끽하시듯

자식의 인생에 풍성히

열린 삶의 열매들을 흐믓해 하셨다


깐쇼새우

과일나무


인생은 사실 한가닥인지도 모르겠다


몸의현상학자인 퐁티의 말처럼

우리의 몸은 모든 시간을 관통하고

모든 정신과 생각을 담아낸다


그 몸을 주시고

그 몸을 가꾸어주신 부모님의 땀흘림.


머지 않아 나의 인생 안에서 열리게 될

그들의 삶을 기대하며


푸른 의의나무 가득한

그런 나라

그런 가정

그런 사회

를 꿈꾸어 본다


깐쇼새우는 정말 맛있었다

인생의 깊이 만큼

진하게

여운이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