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때, 잠시 가족을 돌아본다
한가한 휴가날 점심시간
어머니는 여느 때와 같이
오피스텔의 구석구석을 닦으시고
관절이 아프시다며
점심을 드시러 들어오신다
아직도 철없는 아들은
학교갈 준비
일에서 지쳤다며
샤워도 하지 않은채
인터넷을 하고 있던 차에
어제 저녁의 투깔스러운 말투로
부모님께 대충 던지던
대답들을 찾아냈다
모든 소중한 것들은
항상 시간과 동행하기에
오직 그 시간에만
빛나는 법이다
소중한 관계는 오직
그 시간에만 빛나고
그 빛 때문에
인간은 살아갈 힘을 얻는다
자신의 자궁에서부터
태어난 아들이 먹는 모습이
신기하신지
추억어린 눈으로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눈빛을 보며
그 옛날 인류를 만드셨던 분의
눈빛을 찾아냈다
여유와 낭만
때로는 약간의 지겨움이 감도는
휴가의 어느 오후
인간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다가
어머니와 점심을 함께하면서
짬뽕한 그릇
탕수육 한그릇에
그 의미를 발견한다
인간은 그런게 아니다
한 순간의 가격으로 매겨지는
몇푼의 가치가 아니다
함께 있음으로
우리는 우리가 되어가는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이다
부모님의 그늘에서
이제 양지로 나와서
부모님께 그늘이 되어드리고 싶은
한심한 아들의 바램이
언젠가는 이루어져
바람잘날 없던 우리가족의 언저리에
정오의 햇빛같은
따뜻한
봄기운이 어리길
잠시
어머니와 점심을 먹는
휴가의 어느시점
나는 인간미를
풍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