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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이미 내 안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에베소서‬ ‭2‬:‭12‬-‭22‬ ‭개혁개정

by 낭만민네이션

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와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원수 된 것 곧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을


자기 육체로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의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고


가까운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저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가 외인도 아니요


손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이 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에베소서‬ ‭2‬:‭12‬-‭22‬ ‭개혁개정




인생에서 오랜 기간 손님처럼 인생을 살았다

외부인의 감각으로.


왜 그랬을까? 나중에 알고보니

어릴적 부모님의 보살핌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분리불안증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리밑에서 주워왔어!"라고 하는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 속에서


'언제 우리 부모님이 벤츠타고 오실까?' 이랬다

시간이 지나고 부모님을 보니


부모님 역시 불리불안증을

안고 살고 있었다


전쟁의 상흔이 해소되지 않은 50년대 초반

부모님의 부모님들도 살기에 바빴던.


그래서 부모님은 자신이

분리불안증인지도 모른 체로


자녀들을 대하고 자신의 삶을 꾸렸다

그렇게 다음 세대가 자신들을 보게 하기 전까지.




혹시 바깥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영원히 바깥이 아니라

영원이 안쪽이라면?


외부인이었던 사람이 원래 한 공동체였고

손님이었던 사람이 주인이라면.


아마도 자신의 존재감과 삶의 이유를

돌이켜서 다시 생각해보고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살지 않았을까

매 순간을 기쁨으로 걸어가지 않을까


자격없는, 근본없는 자신에게

가족이라는 정체성을 선물로 주고


이제는 그 누구보다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그런 신분이 주어졌기 때문에.


하나님을 처음으로 만난 15살에

오늘의 이 구절이 나를 기쁘게 했다


이제는 외부인이 아니고 가족이고

이제는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고


오늘부터는 사랑받는 자로

함께 지어져간다는 것.


이러한 변화된 인식이 주는 그러니깐

믿음이 만들어내는 삶의 리듬은


누가 보기에는 새로 태어난 것 같았고

어떤이의 귓가에는 신나는 음악이었을테다


믿음이 생긴다는 게 삶의 무게를 만들고

인생의 목적지가 생긴다는 말이


실감이 가는 시간이었다

진실로 기쁘고 안정된 삶이었다




이렇게 변화된 시선으로 부모님을 본다

여전히 외부인으로 외로움을 호소하는.


외부에서 다시 중심으로 들어간 사람.

다시 중심에서 외부로 나온 사람.


나는 이런 정체성을 가지고

지구상의 수 많은 부모님을 본다


그리스도가 나를 보신 방식으로

그리고 그리스도가 나를 초대하는 방식으로


나는 최대한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

하나님을 초대하고, 이웃들을 초대하여


함께 만들어갈 세상을 꿈꾼다

함께 지어져갈 성전을 기대한다


누군가의 터 위에서 세워진 사람들

수 많은 노동 위에서 서 있는 사람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서 서서

함께 지어져가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삼위일체의 공동체로 부르시는 하나님 덕분에

나 역시 이 공동체로 사람들을 부른다


그 따스한 부르심에 힘입어

다른 이들에게 부드럽게 초대한다


이웃이 되어가고

평화가 임하고 누구나 즐겁게


한걸음 한걸음 걸을 수 있는 세상

이미 내 안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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