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인규 Oct 31. 2019

#13 떠나기 전 밥 한 끼

Summer로부터 받은 선물

베를린에 온 지 열흘 째 아침.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하루다. 나는 내일 오전 10시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간다. 오늘은 저녁에 서울에서 친구가 오는 날이다. 처음 베를린 여행을 계획했을 때는 친구와 함께 올 생각이었는데 서로의 일정이 잘 맞지 않아서 혼자 떠나왔고, 우리는 하루도 아닌 12시간 겹치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Summer와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녀는 떠나기 전 나에게 밥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점심 가까이에 다시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토마토 가지 버섯 덮밥. 그녀가 나에게 해준 따뜻한 한 그릇. 그녀는 미리 음식을 준비해두었고 그릇을 받아 들고 먹기 시작하는데 괜히 또 울컥했다. 내가 뭐라고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고맙고 고마웠다. 내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사이였을 텐데, 정말이지 사람의 인연이란 신기하고도 아름답다. 덕분에 나는 오래 알고 지낸 동네 언니 같은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그녀 덕분에 베를린의 시간을 포근하게 채워냈다. 


그녀와 작별인사를 하고 나는 친구가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했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앞. 마지막 날이 되어 베를린의 랜드마크를 하나 더 보았다. 오늘은 비가 꽤 많이 내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12 쉬는 것도 여행이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