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함 속에서 찾는 행복
벌써 2025년 한 달이 지났다.
설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다. 대신 연휴 내내 일을 했다. 로또에 당첨되진 않았다. 대신 한 달 일한 딱 그만큼의 월급을 받았다. 가족들과 심하게 싸우지 않았다. 아내와 가끔 말다툼했고, 어떻게 하면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에게 도움이 될까 전전긍긍했다.
정기적으로 가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다. 다행히 아무 이상 없었고, 살을 더 빼야겠다는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의 다짐을 하고 돌아왔다. 아파트 헬스장에 일주일에 두세 번은 간다. 실내사이클 타며 OTT 보는 것이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되었다. <오징어게임2>는 약간 실망했고, <중증외상센터>는 시즌2를 기대하게 되었다.
(영혼을) 샤워하러 도서관에 자주 갔다. <4321> 같은 벽돌책도 읽었다. 소설을 많이 읽었다. 나도 저런 죽이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시콜콜한 에세이와 아직 많이 부족한 서평을 몇 편 썼다.
특별한 일도 있었다. 아들의 초등학교 졸업. 마냥 어리게만 봤는데, 이젠 목소리로 변하고 키도 많이 컸다. 변해 버린(또 더욱 변해 버릴) 아들의 모습이 사뭇 낯설다. 초등학교 6년. 쉽지 않았을텐데 무사히 그 시기를 지나온 아들이 대견하다.
‘아보하’라는 말이 유행이란다(왜 이리 유행이 많은지).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 <트렌드코리아 2025>에서 소개한 올해 10대 트렌드 중 하나이다. 아주 행복하지도, 아주 불행하지도 않은, 그저 무탈하고 안온한 하루를 가치 있게 여기는 태도를 뜻한다.
1월 한 달 무탈하게 지나갔다. 더 특별한 일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것만으로 만족한다. 뉴스를 켜기가 겁난 이때, 사건사고가 많은 이때, 무탈하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큰 행운인가.
2월도 딱 그랬으면 좋겠다. 3월도, 4월도... 올해도... 물론 불행한 일도 다가오겠지만, 지금의 행복과 무탈이 좋은 원료되어 닥쳐올 불행도 넉넉히 이겨내길 바랄 뿐이다. 오늘의 행복을 누리자. 오늘의 낮잠을 소중히 여기고, 내 옆의 가족을 너그럽게 대하자. 나를 좀 더 아껴보자.
더욱 무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