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사전 #18. 감기 / 마음의 감기
에이취!
옆의 사람들이 무안할 정도로 큰 소리로 재채기가 나온다.
계속 콧물이 흐른다.
으슬으슬 한겨울인 것처럼 춥다.
아이고. 또 감기.
날씨가 쌀쌀해질 때마다, 조금 고된 일을 했을 때마다 어김없이 그놈의 감기는 찾아온다.
올해만 몇 번 째인지...
경험상 초기에 못 잡으면 며칠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걸 알기에
재빨리 가까운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고, 약을 받았다.
든든히 밥을 먹고, 약을 먹고 한숨 푹 잔다.
뜨거운 물을 계속 마신다.
다행히 하루 지나자, 몸은 괜찮아졌다.
문득
내 마음의 건강은 어떤지 궁금했다.
혹시 감기가 걸린 건 아닐까...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된통 당한 상처가 겹겹이 쌓여있진 않을까.
일이 제대로 안 풀리고,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많아져 스트레스가 딱지처럼 굳어있진 않을까.
앞으로의 일이 불확실하고 꿈이 없어 생기없이 축 늘어져 있진 않을까.
더 불행인 건 혹시 이런저런 증상이 있는데도 이 마음의 감기를 달고 살고 있진 않는가...
제대로 진단도 하지 않고, 나으려는 노력도 안 한 채...
내 마음에 이미 깊이 퍼졌을 좋지 않은 마음의 바이러스를 이젠 없애야겠다.
마음의 병을 더 키우면 안되니까...
가을 햇볕이 참 따스하다.
오랜만에 가까운 공터라도 나가 산책이라도 해야겠다.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좋은 음악도 들으며...